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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한미 정상외교 계기, 시험인증 문턱 낮춘 美

20년 전 광화문 앞을 지나다보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 담벼락을 둘러싼 수십m의 대기줄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우리나라가 미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함으로써 이런 풍경은 과거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과의 인적 교류가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비자의 유무와 발급 난이도는 국가 간 이동 규모를 결정 짓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인증은 제품 수출입 절차에서 비자와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우리 제품이 현지에서 꼭 받아야 하는 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이 해외 인증에 관한 정보 부족, 비용 부담, 전문인력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수출을 포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해외 각국의 인증을 받는 문턱을 낮추는 것이 우리 기업들에 대한 수출 지원의 첫걸음임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미 정상외교를 계기로 강화된 시험인증 분야의 한미 간 협력은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에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우리 시험인증기관들은 이번 미국 정상 순방기간에 미국의 시험인증기관들과 협업을 강화키로 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데에 큰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미국 유엘솔루션(UL Solution·안전 분야 글로벌 선도 시험인증기관)과 협약을 통해 에너지스타(EnergyStar) 시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전기차 충전기업체들은 기존보다 1개월 이상 시간을 단축하고, 40% 이상 비용을 절감하면서 국내에서도 에너지스타 인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기관인 미국혈액은행협회(AABB)와 협약하면서 우리 체외진단기기 및 의료기기기업이 국내에서 기술문서 심사 및 시험·인증·등록을 할 수 있게 해 인·허가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차량통신 분야 글로벌 인증기관인 옴니에어(OmniAir)와 함께 ‘차량사물통신(V2X·Vehicle to Everything) 인증 프로그램 공동 연구’를 시작으로 글로벌 인증 서비스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정상외교 후속 조치로 추진 예정인 발전 기자재 등 시험인증 분야의 협력 확대는 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많은 걸림돌이 해소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러한 기회를 발판으로 우리 기업들에 더 많은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의 인증을 국내에서 취득할 수 있는 품목을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4월 국가기술표준원은 ‘해외인증지원단’을 출범했다. 지원단은 앞서 언급한 해외 인증의 상호 인정 확대뿐만 아니라 전 주기 정보 제공, 현장 컨설팅 및 맞춤형 애로 해소 등 우리 기업들의 해외 인증 취득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지원단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및 국내 시험인증기관뿐만 아니라 UL, TUV 등 해외 시험인증기관과도 협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국가기술표준원의 노력이 우리 수출기업의 해외 인증 취득 부담을 저감해 손쉽게 수출하는데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 확대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진종욱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원장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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