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7월 개봉을 고지했다.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고인의 3주기를 맞는 7월 개봉한다.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박원순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는 지난 2일 영화 포스터를 공개하며 영화 개봉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다큐는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책 ‘비극의 탄생’을 토대로 제작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부터 사망까지를 담은 책으로, 박 전 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장실에서 근무한 전‧현직 공무원들의 증언을 담아 발간한 책이다. 이 책은 2021년 출간 직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옹호한 내용을 담아 ‘2차 가해’ 논란에 휘말렸다.

‘첫 변론’ 역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우려되는 내용이 담겼다. 7일 공개된 1차 예고편부터 박 전 시장의 측근이 나와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발언을 이어간다.

예고편 속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피해자 측의 반복적 성폭력 피해 언급에 대해 “전혀 그런 일 없었다.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다. ‘비극의 탄생’을 쓴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당사자가 이미 사망해서 더 이상 반론을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폭력이라고) 마음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 감독과 원작가 손 기자는 같은 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서양화가이자 다큐 출연자인 권윤지 작가, 박원순다큐멘터리제작위원회 장영승 공동대표 등과 출연해 영화 홍보도 나섰다.

['그대가 조국' 스틸컷]

해당 영화는 지난 해 개봉한 ‘그대가 조국’(2022) 등처럼 후원금 펀딩을 받아 제작됐다. ‘첫 변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후원금은 지난달 초 1억원을 넘어섰다. 10일 개봉하는 다큐 ‘문재인입니다’ 역시 후원금을 모금했다. 지난달 10~19일 열흘간 배급사 엠프로젝트가 진행한 펀딩엔 약 15억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사이트에 공개된 ‘첫 변론’ 포스터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란 문구가 담겼다. 영화 홍보 유튜브 채널엔 “진실을 바라는 시민의 마음이 모였을 때, ‘2차 가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침묵을 이길 수 있다”는 글귀를 내세웠다.

이들이 바라는 진실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법원의 판단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2020년 7월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박 전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그러나 이 사건을 6개월간 조사한 국가인권위는 피해자 주장 대부분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를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