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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2도, 체감은 50도” 펄펄 끓는 ‘휴가 명소’ 이 나라, 무슨 일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베트남의 수은주가 역대 최고인 섭씨 44.2도를 찍는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폭염에 펄펄 끓고 있다.

7일(현지시간) 베트남 일간 띠엔퐁신문에 따르면 이날 북부 응에안성 뜨엉즈엉현이 섭씨 44.2도를 찍었다. 베트남 사상 최고 기온이다. 전날 북부 타인호아성 호이쑤안이 세운 최고 기온(44.1도)을 하루 만에 깼다. 현지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체감 온도는 거의 50도에 오른 것 같다"는 등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베트남 뿐 아닌 동남아시아 국가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태국 서부 막주에선 최고 기온이 44.6도까지 올랐다. 미얀마 동부의 한 지역은 10년 만에 기온이 43.8도까지 치솟았다. 방글라데시에선 수도 다카의 도로 표면이 녹는 사태까지 목격됐다. BBC 방송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우기가 오기 직전 고온이 지속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폭염 강도가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고 했다.

사상자도 집계되고 있다. 인도에선 지난달 중순 최고기온이 45도에 육박하며 뭄바이 인근 한 시상식장에서 최소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폭염의 배후로 엘니뇨를 지목한다. 왕 징유 싱가포르 국립교육연구소 박사는 "엘니뇨의 복귀가 임박했다"라며 "그 영향으로 강우량이 강소하고 기온이 상승해 폭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선 지난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과 함께 29일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 등 '황금 연휴'가 이어지면서 해외 여행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관광지로 꼽히는 도시가 많은 만큼, 관심도가 상당했던 모습이다. 학생 아들, 딸과 베트남 관광 일정을 잡은 김모(51) 씨는 "일단 표와 숙소는 결제해둬 취소할 수는 없는데, 막상 가면 아무 것도 못하고 숙소에만 있을까봐 염려된다"고 했다.

고온 현상은 올 여름에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기후 전문가들은 올 여름에 맞춰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온도가 약 0.2도 상승하는데, 기후 변화로 이미 펄펄 끓고 있는 와중이라 더 많이 올라갈 수 있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구 기온이 기록적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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