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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 다음과 '헤어질 결심?'…합병 9년만에 ‘사내독립기업’ 가시화
합병 9년만·사명 변경 8년만의 결정에 눈길
핵심 수익사업 위치 상실…뉴스 문제 ‘골머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하면서 다음을 본격적으로 분리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5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담당하는 CIC를 오는 15일 설립한다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분사나 매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카오는 공식적으로는 이런 관측과는 선을 긋고 있다. CIC(Company in Company)의 의미 자체도 분사 대신 기업 내부에 두고 사내 벤처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회사를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포털 사업을 본진에서 사실상 제외했다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 1995년 설립된 다음은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한메일, 카페, 미디어다음, 검색 등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연 업체다. 하지만 네이버에 줄곧 밀리며 업계 2위 자리만을 고수해왔다.

그 사이 2006년 설립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플랫폼 강자로 부상해, 2014년 5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까지 이뤄냈다. 이듬해인 9월에는 '다음카카오'였던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했다.

합병 당시 매출과 직원 수 등의 몸집은 카카오보다 다음이 훨씬 컸지만, 최대 주주의 지분율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이재웅 다음 대표보다 훨씬 높았다. 합병 이후의 조직 문화와 사내 분위기도 카카오가 중김이 돼 이뤄졌다.

이번 다음의 CIC화는 다음을 떼어내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란 인식이 정보통신업계에는 팽배하다.

앞서 포털 다음은 오랫동안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나 관련 댓글, '다음 아고라' 운영 등과 관련해 좌편향 논란을 빚어왔다. 특히 보수우파가 정권을 잡은 현시점에서는 포털 다음 서비스 운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아무래도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치권은 여권을 중심으로 포털의 언론 편집권, 소상공인·소비자의 권익 침해를 다루는 토론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의 언론과 대립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카카오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탈퇴를 검토 중이다. 제평위는 언론사 제휴 심사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심사 기구다. 제휴사 가입 및 운영 과정에서 언론사들과 불가피하게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평위를 비롯한 포털 운영이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가 전날 공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다음의 PC·모바일 서비스를 포함한 '포털비즈' 분야의 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6.7%나 감소한 836억원 수준이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일부 사업은 정리를 계획 중”이라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일축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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