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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덕질’하면 ‘텅장’ 된다는데” 되레 통장에 돈 쌓인다고?[머니뭐니]
카카오뱅크 기록통장 화면 캡처.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애(가장 좋아하는 인물) 생일에는 만원, 음악프로그램 1등 하면 5000원…한 달에 50만원이나 모았네”

최근 은행권에서는 MZ세대를 노린 저축 상품 출시가 한창이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과 함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며, 청년층에서도 ‘허리띠 졸라매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만으로 경쟁했던 기존 상품과는 달리 ‘재미’를 살린 이색 상품들이 다수 출시되며, 청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저축과 아이돌 팬덤 문화를 결합한 기록통장을 출시했다. 일명 ‘최애적금’이라고 불리는 상품이다. 최애적금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과 관련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기존의 팬덤 문화를 칭하는 단어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상품은 실제 적금은 아니며,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보통예금 통장이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빅히트뮤직 제공]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스스로 규칙을 설정해 한 번에 최대 50만원의 금액을 저금할 수 있다. 예컨대 ‘최애가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할 경우 5000원’, ‘신곡을 출시할 경우 2만원’ 등 특정 이벤트와 금액을 설정하고, 입금 시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록을 남기는 식이다.

무엇보다 앱 내 통장 화면을 최애의 사진으로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를 SNS 등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최애적금은 특별한 금리 혜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7일부터 10일간 진행한 사전신청에서 약 40만명이 몰릴 정도로 흥행을 거뒀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일반적인 통장의 목적인 ‘금리’보다는 ‘재미’에 치중돼 있다. 최근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최애적금’이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다. 금액을 높게 설정했다가, 가입 한 달도 채 안 돼 50만원을 넘게 저축했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최애적금을 들었다가, 밥먹을 돈도 남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반면 금리 등 이자 혜택에 대한 언급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벨몬트 파크 유비에스 아레나(UBS Aren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단독 콘서트를 찾은 팬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연합]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타 은행들에서도 MZ세대를 겨냥한 이색적인 저축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 상품 ‘굴비적금’을 출시했다. 고객이 적금 계좌에 입금할 때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굴비가 바닥에 놓여 있는 밥상으로 이동하는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단순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품은 출시 이틀 만에 5만좌 이상의 계좌가 개설되며 인기를 끌었다.

시중은행서도 청년층을 겨냥한 상품 출시가 이어진다. 대표적인 상품은 만기를 최소 한 달부터 설정할 수 있는 '초단기 적금'이다. 이는 짧은 주기의 소비 및 저축 성향을 가지고 있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이다. 이밖에도 은행들에서는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적금을 결합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금의 경우 같은 금리라고 해도, 예금에 비해 체감되는 이자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어 단순 저금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자산이 적은 청년층이 적금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들의 트렌드나 니즈에 맞는 상품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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