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입장 발표 후 기자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태영호 최고위원을 겨냥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많은 분들이 태영호 최고위원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사실상 태 최고위원에 대한 ‘비토’ 정서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사무총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이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해 태 최고위원이 ‘음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공감하기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집단 린치 등 표현을 언론 보도로 보고,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태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온다는 기자들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을 함으로써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보좌진에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 있지도 않은 일을 갖고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실과 다른 표현을 했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3월 9일 의원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진복 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관련 발언이 공개되자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 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 해명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의 문제성 발언에 대한 비판과 ‘쪼개기 후원금 의혹’ 등에 “정치적 공세와 태영호 죽이기 집단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며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같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의 기자회견 직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고, 당 윤리위는 ‘태영호 녹취록’ 문제 역시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논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4일 오전 최고위 회의가 전날 오후 늦게 돌연 취소된 것 역시 태 최고위원에게 ‘마이크’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