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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동결 시기상조”…증권가는 연내 인하 기대감까지 여전[투자36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조차 선을 그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하반기 후반부터 물가가 둔화하고 성장률이 부진해지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파월 의장은 3일(현지시간)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동결 여부에 관한 질문에 “동결에 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FOMC 회의 때마다 미래의 경제 데이터에 기반해 그때그때 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보지 않고, 해당 가정에 따라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더욱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회견에 앞서 향후 동결 여지도 열어놓은 듯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FOMC 성명에 일제히 오르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들이 나온 여파로 하락 전환했다.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는 메시지까지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생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0.29포인트(0.80%) 떨어진 3만3414.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83포인트(0.70%) 하락한 4090.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18포인트(0.46%) 내린 1만2025.3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123rf]

그러나 파월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 또한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발표한 성명서에서 ‘예상(anticipate)’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등 긴축에 대한 톤을 낮춘 점에 주목했다. 또한,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은행 위기에서 파생된 실물경제 위축으로 금리 인하가 가능하고 판단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성명서에 가장 특징은 문구 삭제를 통해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는 점”이라며 “지난 3월 성명서에 포함됐던 ‘위원회는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소간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문구를 삭제하고 추가 조치가 적절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톤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로 금리 인상은 마무리됐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나 은행 위기가 진행됨에 따라 누적된 통화 긴축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하반기 후반 물가 둔화와 성장 부진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금융안정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월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며 “수요와 고용시장의 약화, 비주택 서비스 부분의 개선 등 금리 인하가 가능한 조건들을 언급한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증권은 4분기부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연준 예상치를 하회하며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만하지만 임금상승률의 꾸준한 둔화가 서비스 물가 안정화를 촉진해 올해 4분기부터는 근원 PCE가 3.3%로 연준 전망치인 3.6%를 하회할 것”이라며 “연준이 올해 6월부터는 금리 동결로 전환하고 연말부터 장기 금리균형 금리로 수렴하는 과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보다 경제의 완만한 성장에 자신감을 표명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기자회견의 대부분이 미국 지역 은행과 신용 여건에 대한 우려로 채워진 만큼, 이날 한국 증시는 보합권으로 출발한 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에 따라 변화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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