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전남 진도군의 한 마을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이주민 여성을 뒤쫓는 모습. [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밤중 술에 취한 남성들이 한 이주민 여성을 집까지 뒤쫓아가 위협하고 남편까지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들은 신원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경찰이 귀가 조치하자 다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다.

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8일 전남 진도군 한 마을에서 일어났다.

술에 취한 남성이 늦은 밤 편의점을 다녀오던 이주민 여성의 뒤를 쫓기 시작했고, 겁에 질린 여성은 전력으로 질주해 간신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남성은 열린 대문을 통해 집 마당까지 따라 들어왔고, 집에 여성의 남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남성은 이주민 여성의 남편이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웃옷을 벗고 문신을 보여주며 이들을 위협했다. 얼마 후 남성은 다른 남성까지 불러 현관물을 열려고 시도했고, 아 과정에서 문 유리가 깨지기도 했다.

이주민 여성의 집까지 뒤쫓아간 남성이 여성의 집 앞에서 웃옷을 벗고 위협하는 모습. [MBC 방송화면 캡처]

남성들은 계속해서 여성을 끌어내려고 했고, 남편이 저항하자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10여 분 뒤 경찰이 도착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행을 이어갔다.

여성의 남편은 "저희가 다문화(이주민)인데 저도 외국사람인 줄 알고 저한테도 중국 어쩌고 하면서 욕설을 계속하더라"라고 MBC에 밝혔다.

한편 경찰은 술에 취한 남성들을 경찰서로 데려갔지만 신원이 확인됐다며 귀가 조치했다.

부부는 밤새 공포에 떨었고, 결국 부부의 우려대로 남성들은 사건 발생 8시간 뒤 다시 피해자의 집을 찾았다. 이들은 경찰에 잃어버린 휴대전화와 옷을 찾으러 다시 집으로 찾아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들이 또다시 여성의 집을 찾은 후에야 피해 여성을 112시스템에 등록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