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로 서울 시내의 한 패스트푸드에서 고객이 결제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지난달 17일 미국에서 출시한 연 4.15% 고금리 저축 상품이 출시 4일 만에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였다. 애플의 '은행 침공'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 저축계좌 상품이 출시 4일 만(17~20일)에 최대 9억9000만달러(약 1조3291억원)의 예치금을 쌓았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신규 개설 계좌는 약 24만개로 알려졌다.

신규 저축계좌의 초기 예치금이 예금보호 한도인 25만달러를 넘어선 안 된다는 미 연방예금보호공사(FDIC)의 규정을 감안하면 예금주들은 평균 수천달러를 예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연 4.15% 이자를 제공하는 저축계좌 상품을 내놨다. 이는 미국 저축성 예금 평균 이자(0.35%)의 무려 10배 이상이며, 골드만삭스 계열사 마커스의 저축상품 이자(3.90%)보다도 높다.

애플 저축 계좌는 미국 내 신용 승인을 받은 애플 카드 발급자들에 한해 개설된다. 계좌를 개설하면 애플 카드 사용 시 최대 3%까지 '데일리 캐시'가 보상으로 저축 계좌에 자동 입금된다.

애플은 2012년 디지털지갑(애플 월렛), 2014년 모바일 결제(애플페이), 2017년 개인송금(애플캐시), 2019년 신용카드(애플카드) 등 꾸준히 금융영역을 확정하면서 점차 '애플은행'으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의 금융 서비스는 2015년 매출의 10%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저축성상품 출시로 올해 애플 카드 신규 고객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연회비가 없는 애플 카드는 아이폰 운영체계 iOS 12.4 이상 유저라면 누구나 카드 개설이 가능하다. 고금리 저축계좌 개설을 원하는 애플 유저들이 카드를 신규 발급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