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4인 가족이 1주일 정도 해외에 함께 나가면,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게 현실이다” (여행객)
“1주일이나 열흘간 해외에 갔다고 십몇만원(로밍요금)을 내야 하는 것은 과해 보인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로밍 수요도 역대급으로 늘고 있다. 덩달아 로밍 요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로밍 최다 이용국가가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유독 일본 여행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상 초유의 엔저 현상으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비싼 제주도에 실망한 여행객들이 가까운 일본으로 몰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여행객 증가로 덩달아 로밍 요금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정부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해외 로밍 요금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통신3사의 데이터 무제한 로밍요금은 하루 기준 1만원대다. 1주일 이용한다면 1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드는 셈이다.
물론 이보다 적은 데이터를 이용하는 저렴한 요금제도 있다. 하지만 통화보다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용 패턴을 고려하면 로밍 요금이 여전히 비싸다는 게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일상이 정상화되고 해외에 많이 나가는 트렌드를 봤을 때 로밍 요금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 불과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가는데 로밍 요금이 십몇만원씩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로밍은 국내 통신사와 해외 통신사간의 연계 관계가 있어 인하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요금 인하 방안을 집중적으로 통신사들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로밍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로밍 요금이 크게 낮아졌고, 해외와 비교해도 비싸지 않은데, 로밍 요금까지 인하 압박을 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밍 서비스 이용이 일본에 주로 집중돼 있다. 통신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30%가량이 일본에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 다음으로 베트남, 미국 순으로 로밍 서비스 이용자가 많았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 일본 여행 열풍이 불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관광지 바가지 요금이나 낮은 질의 서비스에 실망,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며 “당분간 일본 여행 러시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