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사망 사건 연루 혐의로 케냐 경찰에 체포돼 이송되는 에제키엘 오데로 목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케냐서 사이비종교 신도들이 집단으로 아사해 충격을 주는 가운데 또 다른 사이비종교에서도 신도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해안 도시 말린디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에제키엘 오데로 목사가 신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운영한 교회 인근의 장례식장을 조사한 직후 오데로를 체포했다. 오데로는 흰색 옷을 입고 한 손엔 성경을 든 채 경찰 본부로 이송됐다.

오데로는 TV방송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적잖은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교회는 한꺼번에 4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경찰은 얼마나 많은 신도가 희생됐는지,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진 않았다. 또 종전 사이버교회 집단 아사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논평을 피했다. 다만 오데로가 운영하는 교회에 100명 이상이 감금돼 있었으며 현재 교회는 폐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교회 신도는 현지 언론에 오데로가 평소 기적을 행한다면서 아픈 사람들을 많이 끌어모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도 역시 아프거나 허약한 사람들이 치료가 되길 바라며 오데로의 교회를 다녔다고 밝혔다. 실제 오데로는 자신의 교회에서 판매하는 ‘성스러운 생수’와 천 조각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데로는 체포 직후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이며 오는 28일 법정에 나올 예정이다.

오데로 체포는 앞서 같은 지역의 다른 사이비교회에서 집단 아사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만에 나온 것이다.

경찰은 교회 인근 숲에서 수십 개의 무덤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대부분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를 운영하는 폴 매켄지 은탱게 목사는 신도들에게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고 강요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형사 사건에서 죄를 입증하려면 합리적인 증거가 필요하단 점에서 경찰은 각각의 희생자의 사망 원인과 은탱게의 책임 간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이비종교에 의한 희생이 잇따르면서 허가 받지 않은 교회 시설에 대한 단속과 철거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최근 법을 위반한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단속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