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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채용 줄자 교대·사범대생 ‘엑소더스’
공대 등 이공계로 전과 움직임
복수전공 선택도 급증하는 추세
교대생들은 일반대 편입 증가세

정부가 교사 채용 감축 계획을 밝히면서, 졸업 후 교사를 진로로 삼는 교육대학교 및 사범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선 ‘엑소더스(exodus·대탈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범대가 있는 일부 대학들에선 ‘전과’ 움직임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소재 A 사립대학 사범대에선 8명이 다른 대학으로 전과했다. 이중 절반은 공학대 등 이공계를 택했다. 재작년 전과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

B 대학 사범대의 경우 재작년 한 명도 전과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10명이 전과했다. C 대학 사범대에선 지난해 10여명이 전과해, 전년 2배가량 늘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전과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 전과한 인원 자체는 적었지만, 전과를 신청한 학생은 이보다 훨씬 많았고 사범대로 들어오려는 인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말 이공계 학과 전과를 계획하고 있는 서울의 한 대학 국어교육과 재학생 이모(20)씨는 “교사 쪽으론 전망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아 이공계 학과로 전과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관련 스펙을 준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과 대신 경영학과 복수전공을 진행 중이라는 수학교육과 재학생 김모(21)씨도 “다른 사범대 학생들도 편입까진 아니더라도 복수전공을 하면서 탈출구를 찾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대학 편입을 준비하는 학원에도 최근 초등 교사를 주된 진로로 삼는 교육대 재학생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신규 임용 규모가 줄면서 다른 진로를 찾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본래 초등 교사를 목표로 교대에 다니다, 일반대로 편입을 문의하는 학생들이 재작년부터 늘었다”고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은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2017년까지 69.5%이던 합격률은 2019년(57.3%) 50%대로 떨어지다 지난해엔 48.6%을 기록했다.

올해 대입 정시에선 교대 합격선도 낮아지면서, 교대 선호도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3학년도 입시 결과에 따르면 전국 6개 교대(광주교대·부산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정시 합격선은 모두 내려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자체 환산점수를 기준으로 전주교대가 올해 765.36점으로 전년 790.36점에서 25점 낮아졌다.

이밖에 춘천교대는 19.42점, 진주교대 12.39점, 광주교대 3.50점 등으로 합격선이 내려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초등교사 채용 축소 영향”이라며 “문과의 우수 인재들이 지원하는 형태도 변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4일 ‘초·중등 교과 교원 수급계획’을 통해 초·중·고등학교 신규교사 선발은 2027년까지 최대 30% 감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진행한 2023학년도 교사 신규채용 규모는 초등학교가 3561명, 중·고등학교가 4898명이었다. 이는 2027년까지 각각 2900~2600명, 3500~4000명 수준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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