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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엄한 싱가포르, 대마 1kg 밀수 남성에 ‘사형’
유엔·가족·인권단체, 유예·사면 요청에도 기각
2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논란 속에도 마약밀수범 탕가라주 수피아에 대해 교수형이 집행됐다. 수피아의 누이(가운데) 등 가족들이 사형 집행 사흘 전인 23일에 당국에 관대한 처분을 호소하는 청원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싱가포르가 26일 마약밀수범을 가족과 인권단체, 유엔(UN)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처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이 잇따라 보도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이날 오전 대마 밀매로 사형 선고를 받은 싱가포르 국적 탕가라주 수피아(46)를 교수형에 처했다.

탕가라주는 대마 1㎏을 밀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마약사범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싱가포르에서 대마 밀수 규모가 500g을 넘으면 사형을 받을 수 있다.

대마 1㎏을 밀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사형을 선고받고, 26일 교수형에 처해진 탕가라주 수피아(46). [BBC 갈무리]

유엔까지 나서서 사형 집행을 유예해달라고 요구하고, 할리마 야콥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형수의 가족과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유죄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체포 당시 탕가라주는 대마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지만, 검찰은 그의 이름으로 된 전화번호가 마약 운반을 조종하는 데 쓰였다며 배후로 지목했다. 탕가라주는 마약밀수범들과 연락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호소해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전날 "공정한 재판 절차 보장을 존중하는 우리는 예정된 사형 집행 절차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철회를 요청했다.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에 반대해온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도 무고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며 싱가포르의 사형 집행 계획을 비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유죄가 입증됐다"고 일축하며 "우리의 접근방식은 효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싱가포르인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 금지법을 보유한 국가 중 한 곳으로, 마약 밀매 범죄자에 대해 사형 집행을 이어왔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헤로인을 밀거래 한 지적장애인을 포함해 11명을 마약 밀매를 이유로 사형에 처했다.

인권단체 등은 사형 제도가 실질적인 마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반면에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 밀매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사형제를 고수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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