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소개하는 북한 유튜버 연미.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 NewDPRK 계정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북한 유튜버 ‘연미(燕美)’가 우리 고유음식인 김치를 중국식 채소 절임 '파오차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와 중국판 틱톡 더우인의 북한 공식 계정에 '누나가 평양의 봄을 보여줄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북한은 체제 선전, 대외 홍보 등을 위해 '연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분홍색 투피스를 입고 영상에 등장한 연미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보이며 유창한 중국으로 "나는 평양을 사랑하고, 평양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평양 여성 '연미'.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 캡처]

앞서 연미는 북한 유튜브 계정 ‘NEW DPRK’을 통해 ‘북한 소녀 전통 만두 만들기, 맛있는 요리법 공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김치와 만두를 빚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연미는 중국어를 구사했는데 화면에 영어 자막도 나왔다.

이 영상에서 연미는 자신이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김치는 톡특한 전통음식이다. 조선인들은 김치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며 "김치 만들기는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고 말했다.

연미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만두에 들어갈 재료를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치의 올바른 중국식 표기는 '신치'다. 파오차이는 중국식 절임 채소다.

연미는 파오차이 외에도 만두를 만드는 영상에서는 중국식 표현인 '자오즈'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몇년 전부터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로부터 기원했고, 따라서 김치의 종주국은 중국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김치의 원조는 자국의 파오차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민족의 주체성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2020년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며 "중국의 김치산업이 국제 김치시장의 기준이 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