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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더니...노동부, '연차미사용' 18개 부처 중 1위
일반직 9급 이상 연차미사용일수 8.63일로 압도적 1위
평균 2.77일 안 쓴 외교부보다 4배 이상 연차 못써
고위직 연차 안 쓸수록 하위직도 연차 미사용 경향 뚜렷
권장휴가는 17일로 제일 많게 책정...쥐어짜기 전형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노동시간 개편안을 설계한 고용노동부가 정작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에는 가장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실이 18개 부처로부터 2022년 연차휴가 평균 미사용현황을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8개 부처 중 일반직 9급 이상 고위공무원까지 평균 연차휴가 미사용일이 가장 많은 부처는 고용노동부였다.

고용노동부는 일반직 9급부터 고위공무원까지 2022년 말 기준 평균 연차휴가일 수는 18.44일이었고, 이 중 9.81일의 연차휴가를 실제 사용했다. 연차휴가 미사용일 비율이 46.8%(미사용일 8.63일)로, 개인별로 주어진 법정 연차휴가 중 거의 절반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의 뒤를 이은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순이다.

[이수진 의원실 제공]

반면 재직연수 등에 따라 본인에게 주어진 연차휴가를 가장 많이 사용한 부처는 외교부였다. 외교부는 법정연가일 평균 20.08일 중 17.31일을 실제 휴가로 사용했다. 외교부 다음으로 연차휴가를 많이 사용한 부처는 환경부로 법정연가일 평균 18.48일 중 15.03일을 썼다.

통상 관리직 또는 간부직이라고 하는 4급(서기관) 이상 공무원들이 연차휴가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부처가 대체로 연차휴가 미사용 비율이 높았다. 실제 고용노동부 4급 이상 공무원의 연차휴가 미사용일 평균이 11.04일로 법정 연차휴가일 20.33일 대비 약 54%를 사용하지 못했다. 반면 환경부는 4급 이상이 평균 20.19일 중 16.03일을 써 주어진 법정 연차휴가 중 79.4%를 사용했다.

고위직 공무원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비율이 높을수록 8~9급 하위직 공무원들도 자신들에게 주어진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뚜렷했고, 부처 전체의 연차휴가 소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의 압도적인 연차휴가 미사용 문제는 권장연가일수를 17일로 상당히 높게 목표를 설정한 점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처 별로 매년 권장연가일수를 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경우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데, 고용노동부는 외교부 18일 다음으로 높게 권장연가일수를 책정했다. 외교부가 권장휴가일 18일에 근접하는 17.31일 사용한 반면, 고용노동부는 9.81일에 불과해 권장휴가일수 17일 대비 절반 조금 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비교해서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이 일은 일대로 하고 연차휴가수당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이 의원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라며 주69시간제 노동시간 개악안을 밀어부치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정작 직원들이 법정 연차휴가일 절반도 사용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가정 양립을 통한 워라밸 사회 구현을 위한 주무 부처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고용노동부는 이제라도 과로사 조장 주69시간제를 즉시 폐기하고 직원들부터 먼저 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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