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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외국인 비중 10년來 최저
급등 2차전지 조정장 대비 매도세
개인중심 심화...복귀 시간 걸릴듯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차전지’ 섹터 등 일부 종목 쏠림 현상에 따른 주가 급등 뒤 이어질 조정장에 대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서둘러 순매도에 나선 탓이다. 여기에 고수익의 부푼 꿈을 안거나, ‘포모(FOMO·자신만 뒤처져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강력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급속도로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며 이 같은 현상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평가된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코스닥 시장 시총 중 외국인 투자자 보유 비율은 8.58%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월 8.50%를 기록한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10년래(來) 월평균 코스닥 시총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8년 1월(13.75%)이다. 당시에도 ‘제약·바이오 열풍’에 따른 코스닥 강세 현상으로 코스닥 지수가 927.05포인트(2018년 1월 29일)까지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등 ‘2차전지’ 종목의 강세 덕분에 900포인트 선 돌파에도 성공했던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8년 1월(제약-바이오)과 2023년 4월(2차전지)이 특정 섹터 주도로 코스닥 지수가 고점을 찍었다는 점에선 유사한 상황”이라며 “2018년엔 외국인 투자자 역시 코스피 시장 강세에 편승해 순매수세(2018년 1월 1345억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과열’에 따른 조정장에 대비해 비중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처음부터 코스닥 시장을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1~2월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는 물론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 열풍에 따른 AI·반도체 관련주,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의 강세로 시작된 로봇 관련주 열풍 등에 따른 코스닥 강세에 편승했다. 1~2월 코스닥 지수가 각각 6.95%, 7.17% 상승할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1월 1791억원, 2월 6349억원 규모의 순매수액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 섹터들 가운데서도 ‘2차전지’, 특히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된 3~4월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류 역시 180도로 바뀌었다. 3·4월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1조2058억원, 584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았던 코스닥 시장에 거액의 투자금을 몰아넣었던 것도 코스닥 시총 중 외국인 보유액 비율을 역대급 수준으로 낮춘 이유기도 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만 무려 6조1811억원에 이르는 순매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2차전지’ 소재 업종에 쏠렸던 수급이 장기간 소외됐던 섹터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올해 개인 투자자의 누적 코스닥 순매수액 중 2차전지를 제외한 섹터의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수급 이동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반도체, IT·소프트웨어, 바이오에 대한 투자금 유입 현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도 “‘2차전지’에 쏠렸던 수급이 게임, 바이오 섹터로 분산될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었던 데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환경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시장 복귀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이외에 다른 다른 섹터에서 순환매가 진행되고, 이에 따른 반등 신호가 구체화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외국인 투자자들도 코스닥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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