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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까지 총동원…민주당 ‘돈봉투 파문’에 ‘기회’ 노리는 국민의힘[이런정치]
국힘, ‘쩐당대회’ 공세 속 ‘날마다 당정’으로 이미지 전환
김재원·태영호 잇따른 구설수는 여전히 ‘지지율 변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파문’을 기회 삼아 지지율 반등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강제귀국을 촉구하는 한편 송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관계가 깊다는 연관성 부각에 주력하고 있다. 소위 ‘이심송심(이재명과 송영길은 같은마음)’이다. 국민의힘은 또 활발한 당정협의회를 열어 ‘일 잘하는 여당’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각종 논란성 발언을 징계하지 않는 한 지지율 하락 요소를 제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송영길 ‘연결고리’ 언급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결고리’를 부각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해 “당당하다면 하루빨리 귀국해서 억울함을 밝혀야 할 터인데, 그러지 않는 것을 보면 사건의 은폐를 꾀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무슨 말을 나눴는지, 도대체 송 전 대표는 언제 귀국한다는 것인지, 송 전 대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나 흥정이 있던 것은 아닌지 여부에 대해 많은 국민이 가진 의문을 즉각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와 송 전 대표의 ‘관계’ 논란은 지난 2021년부터 제기됐다. 대선 경선 당시 중도 포기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당 지도부가 무효표 처리하면서 이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와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확정할 수 있었다. 당시 이 전 총리 측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당무위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대표와 송 전 대표가 ‘밀월관계’ 아니냐는 의심이 비명계를 중심으로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선에서 패배한 후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인천시장을 역임하는 등 인천에 뿌리가 깊은 송 전 대표는 당시 서울시장 출마를 갑작스레 선언하며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번 ‘돈봉투 파문’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만큼이나 강력한 지지율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분간 돈봉투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대표실 관계자는 “돈봉투 파문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검찰로 넘어갈텐데, 우리 당 입장에서 굳이 국정조사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며 “검찰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5일간 6번 당정협의회 열어…“당정협의회가 스터디모임이냐” 비판도

국민의힘이 날마다 당정협의회를 여는 것도 민주당을 향한 공세 일환이다.

이번주만 해도 국민의힘은 총 6번의 공개 당정을 진행했다. 교육위원회 당정협의회,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벤처기업 민당정, 전세사기 대책 마련 당정,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경제산업계 의견 수렴 민당정, 플랫폼 업체 대상 ‘온라인 다크패턴(눈속임 마케팅) 대책 당정,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 등이다.

특히 지난 20일 개최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은 국민의힘의 ‘회심의 카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검찰 조직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마약 담당 부서를 통폐합시켰고, ‘검수완박’ 과정에서 검찰이 500만원 이상의 마약 밀수 범죄만 수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마약범죄도 경제 범죄로 규정하는 ‘검수완복’ 시행령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권을 일부 복원했다. 최근 민생 현안의 모든 원인을 문재인 정부로 돌려 공세를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에겐 가장 적합한 ‘여론전’ 소재인 셈이다.

하지만 뚜렷한 입법 계획이나 정책 등이 나오기보다, 그저 의견을 수렴하고 업계 동향을 살펴보는 ‘브레인스토밍’식 당정이 대부분이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당 정책위의 행보를 두고 ‘나노 당정’, ‘보여주기식 당정’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당정이 무슨 스터디 모임이냐”며 “통상 당정을 연다고 하면, 당에선 어떤 입법을 낼 것인지, 정부 측은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각자의 안을 가지고 만나 협의를 해야 해 발표해야 하는데 요즘 당정은 ‘일단 만나고 보자’식”이라고 직격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도 “당정 협의 없이는 모든 정책을 공개하지 말라는 원칙을 정부 측에서 밝힌 후로 당정이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다”며 “관련 업계와 만나 대화하는 것마저 당정으로 만들어버리니 별다른 소득이 없는 당정이 속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태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김재원·태영호의 ‘입’은 여전히 변수…“전형적 자기정치”

대외전으로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국민의힘이지만, 대내 변수는 여전하다.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잇따른 구설수 논란을 먼저 털어버려야 한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김 최고위원의 경우, 당 윤리위원회 징계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반면 태 최고위원의 ‘역사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라 그의 행보가 복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태 최고위원과 면담 후 “그 분(태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선의가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민들의 기본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늘 깊이 생각해서 입장을 밝히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태 최고위원을 불러 되도록이면 역사 관련 논쟁에는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탓’ 발언 이후로 단 한번도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 불참을 당일 통보해놓고 그 시간에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중인 윤 원내대표를 찾은 것은 관심끌기이자 전형적인 자기정치”라고 비판했다. 실제 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가 막 시작했을 무렵 빈 원내대표실을 찾아 30분 가량 윤 원내대표를 기다렸고, 면담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원내대표실을 나왔다. 그 사이에 다수 기자들이 태 최고위원의 입장을 묻기 위해 몰려들었다. 당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이날 다시 찾은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의 행보는 자기 발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자기를 지지하는 극우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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