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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기인줄 알았는데” 40대 남자가 줄 서서 산다는 80만원짜리 기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판매 코너에 오는 손님마다 대부분 남성이에요.”

게임기 같은 게 아니다. 80만원가량 되는 기계인데 제품 성능까지 꼼꼼하게 따지며 산다. 바로 주인공은 음식물 처리기.

음식물 처리기의 대표 고객이 4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음식물 처리를 담당하는 게 주로 남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음식물 처리기에 누구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실제 통계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음식물 처리기 ‘에코체’를 선보이고 있는 모스트엑스가 올 1분기 음식물 처리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구매자 5명 중 1명(20%)이 40대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증가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대 남성 구매 비중이 6.1%였던 것과 비교해 판매 비중이 3배나 높아졌다.

성별을 떠나서도 중년층 수요가 가장 많았다. 1·2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30과 60대 이상보다 40~50대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40대(57.1%)와 50대(31.5%) 판매 비중이 전체의 88.6%를 차지했다.

치솟는 물가로 집밥을 먹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음식물 쓰레기 양이 증가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서 남성들은 요리보다 뒤처리에 더 가담하게 되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위생적이면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음식물 처리기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40대가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는 게 업체의 분석이다.

한 남성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독자 제공]

서울 송파구 직장인 A(45)씨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항상 내 몫이었는데 매번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가는게 귀찮음을 떠나 찝찝했다”며 “나한테 가장 필요한 가전이라고 생각해 중고 거래를 통해서도 알아보고 쇼핑몰에서도 어떤 제품이 좋을지 검색해 봤다”고 말했다.

음식물 처리기는 습식 분쇄형, 건조 분쇄형, 미생물 발효형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습식 분쇄형은 씽크대에 설치해야 하는데 하수구 막힘과 같은 단점이 있다. 미생물 발효형은 부피가 다른 종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가장 많이 쓰이는 종류는 건조 분쇄형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면 처리기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 가격은 성능, 모델에 따라 다양하지만 쓸만한 건조 분쇄형의 경우 70~80만원대다.

건조분쇄형 음식물 처리기 작동 모습[스마트카라 제공]

음식물 처리기를 통해 부피는 약 10분의 1로 줄어든다. 한 음식물 처리기 업체에 따르면 자체 실험 결과 쓰레기 부피를 최대 95%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1ℓ를 넣으면 완전히 건조돼 분쇄하는데 3~5시간 정도가 걸린다”며 “다만 닭뼈나 생선뼈처럼 딱딱한 음식물은 넣지 않은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건조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는 커피 가루처럼 보인다. 이는 화분 비료 등으로도 쓸 수 있다. 단 염분이 없는 음식물이어야 가능하다.

한편,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 규모는 2021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까지 3배 커졌다. 올해는 1조원까지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 내외로 머물던 보급률도 올해는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주로 담당하는 남성 소비자들에게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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