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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일 한전 사장 “전력그룹사, 20조원 이상 재정건전화 속도감 있게 추진”
"전기요금 적기 인상 불가피…국민 이해 부탁드린다"
한전 설립이래 전기요금 관련 사장 입장문 발표 처음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21일 20조원 이상의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 감축,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및 국민 편익 제고 방안이 포함된 추가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 마련·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전 및 발전 6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20조원 이상의 재정건전화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982년 한전 창립이래 사장 명의로 전기요금 관련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한전은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 결정이 지연되면서 불어나는 적자를 떠안게 되자 임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 반납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입장문에서 "최근 보도된 한전 일부 직원 가족의 태양광사업 영위 및 한국에너지공대 업무진단 결과 등에 대해 한전은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감사원 및 산업통상자원부 감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에 따라 제도와 절차 개선 등 예방대책을 포함한 철저한 자정 조치를 빠른 시일 내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하고 있어 요금 조정이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또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게 불안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해 전기요금의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작년 한전의 1kWh당 전기 구입 단가는 155.5원이었지만, 판매 단가는 이보다 30원 이상 낮은 120.51원이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2조8000여억원의 손실을 봤다.

올해 1분기 전기 요금이 kWh당 13.1원 올라 역대 분기별 최고 인상 폭을 기록했지만, 원가와 판매 가격 역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월 한전의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1kWh당 각각 165.59원, 149.73원으로, 두 달 동안 1조4000여억원의 손해로 이어졌다.

원가보다 낮은 비정상적 가격구조는 비효율적 전력소비 증가 → 에너지수입 증가 → 무역적자 심화 → 환율인상(원화 약세·달러 강세) →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오히려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적자로 인한 설비투자 축소는 전력 기자재· 건설발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 전력산업 생태계 약화를 초래한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요금정상화 지연에 따른 한전 재무 악화는 현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원전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조원 사업비가 소요되는 원전 등 대규모 해외사업 입찰시 기업의 신용도·재무상태는 사업 이행역량 평가 시 필수적인 평가 요소이기 때문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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