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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1분기 실적발표…제 살 깎아먹기? ‘가격 전쟁’ 불 댕긴 테슬라, 주가 전망은? [투자360]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이자 ‘서학개미’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국 주식 종목인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20일(한국시간) 발표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동안 테슬라의 상징과 같았던 ‘높은 마진율’ 수성 여부에 쏠리는 모양새다. ‘가격 인하’ 공세를 통한 재고 감축에 사활을 걸었던 테슬라가 ‘마진 압박’이란 후과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4월 들어 200달러 선이 무너진 테슬라 주가가 18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실적이 향후 주가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미국 월가(街)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올해 1분기 테슬라의 매출액은 237억달러(약 31조2603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188억달러) 대비 26.1% 증가한 수치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테슬라의 1분기 예상 매출액도 이와 유사한 235억달러(약 30조9965억원·전년 동기 대비 25%↑)다.

이는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테슬라의 1분기 신차 인도량 증가 소식의 결과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 테슬라는 전년 동기(31만48대)·전분기(40만5278대) 대비 각각 36%, 4% 증가한 42만2875대의 신차를 인도,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의 핵심은 ‘순이익’ 규모에 있다는 평가다. 미국·중국·유럽·아시아 시장 등 전 세계에 걸쳐 고강도 판매가 인하 정책을 펼친 후과가 올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테슬라의 1분기 순이익이 줄었을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팩트셋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예상 주당순이익(PER)은 0.85달러로 전년 동기(1.07달러) 대비 20.6%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지점은 최근 3개월간 PER 예상치가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3개월 전 1.05달러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시각은 한 달 전 0.86달러로 하락한 후 지금 수준에 이르렀다.

자동차 부문 마진율의 하락세는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가 애널리스트 17명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1분기 테슬라 자동차 부문 마진율은 23.2%로 예측됐다. 로이터 통신은 “전년 동기(32.9%) 대비 9.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저치”라고 꼬집었다.

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웰스파코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1분기 마진율이 20%를 밑돌고, 최저 17%까지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20% 마진율 달성을 위해선 고가 모델 판매가 탄력을 받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근거를 들었다. 실제로 1분기 신차 인도량 중 프리미엄 모델인 ‘모델S’·‘모델X’의 비율은 약 2%에 불과했다.

순익 감소의 배경엔 재고 소진을 위한 테슬라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보급형 차종인 ‘모델3’·‘모델Y’의 미국 내 가격 인하폭은 올해만 각각 11%, 20%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내놓을 올해 전체 마진율 전망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커크혼 CFO는 지난 1월 말 올해 자동차 부문 마진율로 20%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1분기 마진율이 ‘바닥’이란 희망이 투자자들 사이엔 중론이지만, 판매가 추가 인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는 만큼 마진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캐나다 IB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조지 지아나리카스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침체로 재고가 쌓여 있는 리튬 가격의 급락 덕분에 테슬라 상품당 비용이 감소한 상태”라고 짚었다. 지금껏 시행한 가격 인하 효과는 물론 추가적인 가격 인하 조치를 감내할 여력이 아직 테슬라에겐 있다는 것이다.

최근 190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테슬라 주가의 향후 향방이 매출 총이익률 예상치 상·하회 여부에 달려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테이 미카엘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총이익률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경우 비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음을 입증할 것”이라며 “밑돌 경우엔 모델 노후화 우려가 더 커지며 올해 실적 추정치 달성조차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에 대한 미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는 평균 203.83달러로 현재 주가(184.31달러) 대비 10.6% 높은 수준이다. 다만, 3개월 전에 비해 매수(BUY) 의견을 내는 전문가 수가 감소(23→22명)하고, 유지(HOLD·13→17명), 매도(SELL·2→4명) 의견에 조금씩 힘 실리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향후 테슬라 주가에 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와 달리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 혜택 온전히 받는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량은 확대 국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과 신제품 출시 발표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도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체크할 주요사항은 자사주 매입”이라며 “예정대로 50억~1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이 시행될 경우, 최대 1.7%의 주당순이익(EPS)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이버트럭, 콤팩트 차량 등의 신제품 출시 여부도 신규 성장 가능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기 주가 상승이 나타났던 만큼 변동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는 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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