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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육 카레가 구내식당 밥상에” 200개 급식장에 뜬 ESG 메뉴 [푸드360]
신세계푸드가 '베러위크'를 통해 선보이는 ESG메뉴들 제품 사진. 왼쪽은 볼에키노함박스테이크, 가운데는 키마 카레, 오른쪽은 베러미트 런천을 활용해 만든 스무비. [신세계푸드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육즙의 촉촉함을 재현하고자 100번이 넘는 배합을 시도했죠. 만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천(寒天)’을 넣은 대안육 민스볼을 만들었어요.”

18일 서울 성동구 신세계푸드 R&D센터에서 만난 이원일 파트너(셰프)와 김자영 파트너(영양사)는 3년째 대안육 메뉴를 개발하며 겪은 실패와 시도의 이야기를 웃으며 들려줬다.

전국 200여개 급식사업장에 ‘대안육’ 메뉴 선보인다

신세계푸드는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전국 200여개 위탁 급식 사업장에서 키마카레를 비롯 대안육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를 제공한다. ‘더 좋은 지구, 더 좋은 건강(Better Earth, Better Health)’을 주제로 저탄소 건강 식생활을 제안하는 ‘베러위크’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신세계푸드는 대안육과 고객사 접점을 넓힘과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뉴가 앞으로도 상시 적용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현재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등 10여개 업장에서는 베러미트의 콜드컷을 활용한 샌드위치 등이 고정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촉촉함·시간 재현을 위한 수십 번의 노력 이어져
1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신세계푸드 R&D센터에서 만난 이원일 파트너(셰프)와 김자영 파트너(영양사) [신세계푸드 제공]

이날 기자와 만난 두 파트너는 기자에게 새로운 ESG 메뉴인 ‘키마카레’를 보여줬다. 다진 육고기 대신 대안육이 들어간 키마카레에서는 고소하면서도 알맹이로 다져진 재료의 식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고기가 없지만 야채 풍미와 카레 맛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이들은 40번이 넘는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대안육 메뉴를 위해 이 팀은 오븐, 팬 등 각종 조리 기구를 통해 식감을 구현하되 한천 같은 식품 첨가물을 공부했다. 이 파트너는 “소스의 경우 100g 중 1~2g의 배합만 달라져도 맛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만들고 맛보고 만들고 맛보는 끈질긴 도전 끝에 이 맛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급식업계에서 영양사와 셰프는 쉽게 말해 서로를 향한 ‘밀당(밀고 당기기)’를 잘 해야 하는 한 팀이다. 우선 영양사가 제시한 가격대에 맞춰 셰프가 메뉴를 기획한다. 두 사람은 이 메뉴를 급식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현실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지만 급식에서는 특히 단가와 위생문제, 조리법 같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단체급식에서는 변질 우려로 하절기 사용이 금지되는 식자재도 있다. 조리법이나 위생상의 문제로 급식 메뉴로 나오기 어려운 메뉴들도 있다. 급식에서 반숙 계란을 보기 힘든 것이 대표적이다.

돌솥비빔밥, 부대찌개 등 대안육 메뉴 넓히는 中
20일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메사빌딩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베러미트’ 런천으로 만든 ‘식물성 런천구이’와 베러미트 다짐육을 넣은 ‘삼색 소보로 덮밥’ 등으로 구성된 ESG 식단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의 ESG 메뉴는 우선 고기를 활용했던 기존 메뉴에 대안육을 활용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방점을 두고 있다. 약고추장 돌솥비빔밥, 부대찌개, 자장면 등에 베러미트를 활용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최근 ESG 급식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변화한 영향도 있다. 과거에는 ‘고기 없는 날’, ‘채식하는 날’ 등으로 표현됐다면 최근에는 ‘저탄소식’, ‘대체식품’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면서 음식 섭취로 영향을 주고받는 대상에 대한 인식이 더욱 넓어졌다.

신세계푸드의 ESG 메뉴는 크게 2번의 심사를 거친다. 하나는 보름에서 한 달에 이르는 메뉴 개발 기간 동안의 내부 테스트다. 또 하나는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신세계푸드 사내 식당에서의 ‘관문’이다. 단체 급식장인 사내 식당에는 예리한 입맛을 가진 식품업계 직원들이 ‘까다로운 심사관’이 돼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대안육, 식이섬유 풍부하고 트랜스지방·콜레스테롤 적어
1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신세계푸드 R&D센터에서 만난 이원일 파트너(셰프)와 김자영 파트너(영양사) [신세계푸드 제공]

대안육을 활용한 급식 메뉴는 환경과 동물복지를 넘어 영양학적 관점에서도 강점을 지닌다고 한다. 김자영 파트너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안육은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에도 좋다”면서 “또 붉은 육류 대신 식물성 재료를 섭취하기 때문에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혹 비타민B 등 일부 영양 성분이 부족할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급식에서는 한 메뉴만 나가지 않기 때문에 계란, 우유 등 보완 가능한 메뉴를 더해 식단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위크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저탄소 건강 식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전하고 지구환경, 인류건강, 동물복지 등 사회적 가치를 함께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20일부터는 ‘노브랜드 버거’에서 판매하는 모든 버거에 100% 식물성 재료로 개발한 ‘베러 번(Better Bun)’을 적용하고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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