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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스 맥주 왜 작아졌지?…5㎖ 슬쩍 줄였는데, 값은 그대로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제품 용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식품업계에 이어 주류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4월 초부터 카스 묶음 전용상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1캔의 용량을 370㎖로 기존보다 5㎖ 줄였다. 사실상 가격 인상 조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묶음 할인 패키지 상품의 가격 정책 및 전략에 일부 변화를 준 것”이라며 “묶음 전용상품에 한한 것으로, 개별 판매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으로 눈치를 보는 주류기업이 소비자의 저항을 덜 받으면서도 원재료 값 급등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풀이된다. 특히 묶음 전용상품으로 판매하는 단일 캔의 용량 감소는 소비자가 쉽사리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1캔 기준으로 보면 용량이 5㎖ 줄어든 것에 불과하지만, 8개입 묶음 전용상품 기준으로 보면 용량은 40㎖가 감소하게 된다. 대형마트 기준 카스 8캔 묶음 전용상품 가격은 9900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책정된 상태다.

오비맥주는 앞서 수입 원가와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버드와이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등 수입 맥주의 편의점 판매 가격도 1캔당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그동안 주류업계는 고물가 여파에 따른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맥주에 적용되는 세금도 이달부터 ℓ당 885.7원으로 지난해보다 30.5원 올랐다. 연초부터 주류업계가 맥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고공행진하는 서민 물가를 고려한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으로 업계는 당분간 가격 유지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오비맥주가 용량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얻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가격 변동이나 용량 변화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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