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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상징인 ‘거위 새끼’가 실종됐다.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카이스트 상징 거위가 사라졌다”
카이스트(KAIST)의 상징이자 학생들 사이에선 명예총장급 대우를 받는 거위가 잇따라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져 학교까지 시끄럽다.
별것 아닐수도 있지만, 거위는 카이스트의 상징적인 존재다. 교직원들은 물론 학생들로 부터 큰 사랑을 받는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수시로 거위가 사는 교정 연못으로 몰려든다.
카이스트 교정 연못에는 새끼거위를 비롯해 암·수컷 거위 8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학교내에서 살아가는 거위가 최근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안타깝게도 두 마리가 실종됐다.
죽어가는 1마리도 학교 내 ‘거위 아빠’라 불리는 허원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가 연구실로 데려와 3일 밤낮을 돌보며 간신히 살렸다. 허 교수의 카이스트 거위 사랑은 대단하다. 자비까지 털어 거위를 돌보고 있다. 허 교수는 남다른 거위 사랑으로 잘 알려진 이광형 총장에 이어 ‘2대 거위 아빠’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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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상징 거위 |
사라진 경위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주요 용의자로 고양이가 지목되고 있다. 고양이가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는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KAIST 거위의 근황을 알리는 글 때문이다.
새끼거위의 사진과 함께 게재된 해당 글에는 “새끼가 이달 초 부화했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주의하자”라는 내용이 담겼는데 익명으로 “고양이가 오리를 잡는다. 몇 마리 안 보이더니 고양이가 물어간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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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가 거위들을 돌보고 있다. |
이를 본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고양이가 새끼 거위를 사냥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 고양이의 새끼 거위 사냥 목격담도 들었다. 고양이 범인이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학생들 사이에서는 ‘길고양이’가 새끼를 물어가고 공격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나왔다.
용의선상에 오른 건 고양이 뿐이 아니다. 야생 족제비와 너구리도 용의자로 추정된다. 최근 카이스트 교내에 출몰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교내 연못에는 거위뿐만 아니라 오리도 살고 있어,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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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가 거위들을 돌보고 있다. |
학교내에서 ‘거위 아빠’라 불릴 정도로 거위 사랑이 대단한 허원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고심끝에 자기 방어가 가능한 수준이 될 때까지 약 한달간 안전하게 거위를 격리 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