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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강남 납치·살해’ 재력가 부부 송치
강도살인 혐의…서울중앙지검 송치
범행 인정하냐는 질문에 “억울하다”며 부인
피해자 유가족에 대해선 ‘묵묵부답’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 유상원(왼쪽 사진)과 황은희가 13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경우(36)의 ‘윗선’으로 지목된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살인과 살인예비 혐의를 받는 부부 유상원과 황은희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피해자 A(48)씨를 납치·살해하라고 이경우(36)에게 시킨 혐의로 지난 5일과 8일 각각 검거돼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우선 적용했으나 범행 가담 경위 역할 등을 고려해 공동 정범으로 판단, 강도살인 혐의로 죄명을 변경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추리닝 바지와 남색 패딩 차림으로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수서경찰서를 나선 유상원은 ‘이경우가 범행을 제안한 것이 맞냐’, ‘(이경우에게) 왜 7000만원을 보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억울합니다”며 연거푸 말했다.

이 외로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것인지’, ‘유가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같은 날 송치된 황은희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이경우와 황대한(36)·연지호(30) 등 3인조는 지난달 29일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A씨를 납치해 이튿날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이들은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지난 9일 구속 송치됐다.

부부는 A씨를 가상화폐를 현금화하기 위해 납치·살해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경우가 범행을 계획해 부부에게 제안했다. 이경우의 제안에 동의한 부부는 지난해 9월부터 총 7000만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유상원이 이경우를 두 차례 만났고 A씨의 가상화폐 계좌를 열어본 정황을 확보하고 부부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성공해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진 유씨 부부는 지난 2020년 투자한 특정 코인 실패의 책임을 놓고 A씨와 민·형사 소송을 치르며 갈등을 빚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부부가 A씨에 대한 원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상원 부부는 경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부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유상원과 황은희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경찰은 3인조에게 범행에 쓸 마취제를 제공한 이경우의 배우자 B씨를 강도살인 방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간호사로 일하는 B씨는 범행 차량에서 발견된 주사기와 마취제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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