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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 금리 내린다"는 시장, 한은 "과도한 기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 경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월과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한 분은 3.50%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여지를 둔 것은 물가 흐름 때문으로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예상한 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폭과 관련해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가 이처럼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시장에서 경기 둔화로 한은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와 노무라증권 등은 한은이 오는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소 높은 수준의 물가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장기화할 가능성이 가시화하는 7월부터 금리인하 필요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악화 외에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이 충분히 긴축적이어서 금리 인상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은행위기로 인한 대출 축소로 이미 미국의 정책금리 3차례 인상의 효과를 가졌으며, 앞으로 더 긴축적 환경으로 자연 이행할 것”이라며 “미국 은행 안정을 위해 풀려야할 유동성이 있어 긴축은 중단되고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시장의 전망에 대해 "한은의 물가 중장기목표(2%)로 물가상승률이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90일물 금리 등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까지 형성되고 있는데, 금통위원들은 그러한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과하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불확실성은 크다"면서도 "현재 정보기술(IT) 경기가 우리 성장률을 굉장히 낮추고 있는데, IT를 제외한 다른 성장률은 견고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IT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늦게 회복되더라도 다른 부분 성장이 유지되면 그것이 금리로 대응할 상황인지는 시장도 판단을 잘하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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