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닭볶음면 탐났나” 일본 대표 라면회사 내놓은 ‘짝퉁’ 봤더니
[닛신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을 상용화 한 일본의 닛신식품이 국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본 딴 제품을 출시했다. 일본 라면업계 1위인 식품회사가 국내 라면을 따라하는 역전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라면회사 닛신식품은 지난 달 20일 봉지 라면 ‘닛신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와 컵라면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를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패키지부터 맛 설명까지 삼양식품이 2018년 내놓은 공전의 히트작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빼다 박았다.

[닛신 홈페이지]

닛신식품 홈페이지에는 해당 신제품을 대놓고 ‘한국풍’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닛신은 ‘치킨의 맛과 고추장의 풍미, 치즈의 부드러운 감칠맛을 담았다’며 ‘한국에서 화제 한 번 먹으면 맛이 되는 맛을 이 기회에 꼭 드셔보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매운 소스에 치즈를 더한 삼양 까르보 불닭을 연상케 하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제품 패키지 역시 원조와 헷갈릴 정도로 비슷하다. 포장지 색상부터 색양의 까르보불닭과 비슷한 연한 분홍색이다. 원조 제품에 등장하는 닭 캐릭터 대신 닛신 자체 개발 캐릭터인 ‘초라이온’을 인쇄했다. 소스의 강력한 매운맛을 힘의 상징인 백수의 왕 사자로 표현했다는 게 닛신식품의 설명이다.

이처럼 대놓고 카피캣 제품을 내놓은 닛신으로 인해 두 회사의 과거 인연도 재조명 받고 있다.

삼양은 1960년대 국산 라면을 개발하고자 닛신에 기술 전수를 부탁했다가 거절 당했다. 당시 닛신의 라이벌 회사였던 묘조식품이 무상으로 기술을 전수해 1963년 한국 최초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면’이 탄생했다. 과거 라면 개발 기술조차 없었던 삼양 제품을 일본의 대표 라면 회사 닛신에서 따라하게 된 상황은 60년새 달라진 국내 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삼양은 2019년 일본에 현지법인 삼양재팬을 설립한 뒤 불닭볶음면과 삼양 브랜드를 앞세워 열도 공략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불닭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26.9% 증가한 21억엔(약 208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