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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중구난방’ 민생정책…컨트롤타워가 없다
당정협의회·정책위·민생119 간 시너지 ‘실종’
김기현 1호 특위, ‘밥 한 공기’ 발언 이후 잠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조수진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민생 전략’이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실책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을 민생 정책으로 돌파하려 했지만, 되려 설익은 대책이 쏟아지면서 혼란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당내에선 명확한 정책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생 전략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당정협의회, 정책위원회, 특별위원회 간 ‘시너지 부재’가 꼽힌다. 당정협의회가 여론전에 활용되고 정책위원회가 입법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가운데, 야심차게 출범한 당 민생특별위원회(민생 119)마저 방향을 잃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정협의회를 ‘여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주69시간제’라는 비판을 받자,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당정협의회 주제로 근로시간개편안을 선택했다. 대통령실에서 ‘소통부족’을 여론 역풍의 원인으로 꼽은 만큼, 여당에서도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빈번한 당정협의회는 김 대표가 당권주자였을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던 경력을 살려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재차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민당정 간담회를 포함해, 지난주에만 총 4번의 당정협의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정협의회에서 ‘당’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정책위가 제역할인 ‘입법’을 주도하기 보다, 정부 차원의 ‘정책’에 기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정부 차원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입법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박 의장과 이태규 의원은 학교폭력 증가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리며 정쟁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당정협의회가 스터디 모임처럼 되어버렸다”며 “그 자리에서 뚜렷한 입법 계획을 내놓기 보다 ‘논의해보겠다’, ‘살펴보겠다’는 식의 선언만 해 보여주기식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여당 간 소통을 늘리는 것과 안건을 세세하게 쪼개 회의 수를 늘리는 것은 별개”라며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했다.

김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민생특위, ‘민생119’ 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난주 첫 회의에서 제1호 추진과제로 ‘물 보내기 대국민 캠페인’을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당시 조 최고위원은 “이번주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빠르면 다음주에 현장을 갈 생각”이라며 행정안전부를 통해 가뭄이 극심한 지역 현황을 보고받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오는 17일 두 번째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조 최고위원이 말한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여기에 조 최고위원의 ‘밥 한공기 발언’까지 악재로 작용해, 민생119가 방향을 잃었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민생119 특위 위원은 “당에서 우리에게 입법 사항은 아니면서,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민생정책을 요구한다”며 “군인에게 총알, 총도 안 주고 싸우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조 최고위원의 발언 또한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며 “물 보내기 운동도 몇일 뒤 비 예보만 봤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됐던 것인데 이조차 고려하지 않아 특위가 동력을 잃은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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