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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한동훈에 ‘시기심’?…대권 의식했나[이런정치]
홍준표 “내가 한 장관 시기하는 듯 질문해 인터뷰 중단”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서 한동훈·홍준표 꾸준히 언급
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추진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라디오 인터뷰 도중 ‘한동훈 총선 출마설’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자 돌연 전화를 끊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가 당내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관련 입장을 묻는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중단시키는 것은 이례적이다. 홍 시장의 반응을 두고 차기 대권주자인 홍 시장이 한 장관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직후 SNS에 “제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 시장은 “인터뷰 진행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홍 시장은 ‘한 장관 총선 출마를 두고 말이 많은데, 어떤 의견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의견이 없다”고 선 그어 말했다. 이어 그는 “총선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특정인에 대해 나와라, 나오지 마라 하는 것이 넌센스”라며 “지게 작대기라도 끌어야 할 판인데 나와라, 나오지 마라 할 수가 있냐”고 반문했다. 사실상 ‘필요하면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홍 시장은 진행자가 ‘그 말은 총선에 도움이 되면 한 장관이 나가야 하는 것이냐’며 관련 질문을 이어가자 반발했다. 홍 시장은 “특정인을 (주제)로 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따졌고, 진행자가 “한 장관 이야기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이상하게 말을 돌려한다”며 불쾌감을 표출한 뒤 통화를 중단했다. 홍 시장은 관련해 SNS에 “총선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나가야 된다고 했지만 계속 한 장관을 찍어서 무례하게 질문을 계속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야기 하다가는 설화를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김기현·전광훈 다 저격했는데…한동훈 관련 질문에만 ‘선 긋기’

‘특정인’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홍 시장 주장이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홍 시장은 ‘특정인’을 재차 겨냥했다.

홍 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게 ‘지자체 일에 집중해달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자신이 당 상임고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김 대표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런 것”이라고 비꼬았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서도 “목회자라는 분이 입에 욕을 달고 다니면서 하나님도 자기 말을 안 들으면 얻어맞는다는 말까지 한다”며 전 목사의 당내 영향력을 부인했다. 한 장관에 대한 질문은 전 목사에 대한 홍 시장 비판 직후 이뤄졌다.

홍 시장의 반응은 같은 당 상임고문인 이재오 상임고문과 대비된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7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한 장관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말 윤석열 정부를 위해 (총선에) 나가겠다면 서울 강북에 나가야 한다”며 험지 출마를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한 장관이) 아주 오만방자한데, 국회의원(선거)을 나가면 좀 달라질 것”이라며 “(한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할 때 정치적으로 처세하지 않는다며 잘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생각으로는 정치를 못 한다”고 했다.

이철규 사무총장 또한 지난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무부 장관을 자꾸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직에 충실히 하는 게 국정에 도움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권주자 1위 올라선 한동훈…유승민·홍준표 등 꾸준히 언급

홍 시장이 ‘한동훈 총선 출마론’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당내에선 한 장관이 차기 대선 주자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올해 들어 대표적인 범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6일 발표한 ‘3월 정례조사’에 따르면, 한 장관은 차기 대권 주자들 가운데 17%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월 정례조사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1위, 한 장관이 2위를 기록했지만 3월 정례조사에선 한 장관이 유 전 의원을 오차범위 내 앞선 것이다.

3월 정례조사에선 유승민 전 의원(16%)이 2위였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11%), 오세훈 서울시장(7%), 이준석 전 대표(7%),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6%), 안철수 의원(5%) 순이었다. 특히 한 장관은 ‘보수층’ 조사에서 3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 홍 시장(13%)을 큰 격차로 앞섰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 시장의 인터뷰 중단을 두고 “당장 내년 총선에서 한 장관을 영입할지는 미지수지만, 4년 뒤 대선에서 한 장관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홍 시장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직전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 시장의 존재감이 아직 중앙정치에 큰 것은 사실”이라며 “여권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한 마디씩 하는 시점에서, 할 말 다 하는 이미지의 홍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해 괜한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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