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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소부장株 ‘고맙다, 삼성전자’
감산 확인은 ‘반등 시작점’ 분석
2차전지보다 가격 매력 높아
하나머티리얼즈·티에스이 급등

1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의 상황이지만, 코스닥 상장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의 주가는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바닥’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된 만큼 ‘반등’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단 희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주는 업황 반등 시작 신호와 더불어 최근 급등세를 보여왔던 2차전지 등 다른 섹터에 비해 ‘가격 매력’이 더 높다는 평가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던 지난 7일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는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반도체 소재주 중에선 하나머티리얼즈의 주가가 7일 하루만 16.67% 올랐고, 이엔에프테크놀로지(9%), 솔브레인(6.36%) 등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부품주 중에선 티에스이가 11.36%로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고, 하나마이크론(8.89%)도 급등세를 기록했다. 장비주 중에선 유진테크(6.55%)의 오름폭이 눈에 띄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삼성전자 ‘최악의 성적표’에 시장이 안도했다”며 “다음 달 확정 실적 발표·콘퍼런스콜 시점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던 감산 결정이 이날 전격적으로 발표된 것도 급등세를 이끈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소부장주의 상승세는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주도했다. 반도체 부품주인 하나마이크론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7일 하루만 188억원어치 순매도세를 기록한 반면, 기관(141억원)·외국인(65억원) 투자자들은 순매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마이크론을 포함해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12개 반도체 소부장주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모두 순매도세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매수로 받는 형국이 펼쳐졌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들에 비해 장투(장기간 투자)하는 경향성이 크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주가가 오른 7일 대량 매도에 나선 반면,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은 향후 반도체 업황 반등이란 장기적 관점에 기반해 반도체 소부장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밑바닥을 확인하면서 향후 개선될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 덕분에 반도체 소부장주는 최근 3주간(3월 20일 종가 대비 4월 7일 종가) 빠른 속도로 상승해왔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삼성전자가 1분기 68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보고서까지 나왔고, 이후엔 영업이익이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줄을 이은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하나마이크론(35.45%), 에프에스티(21.03%), 티에스이(20.54%) 등 부품주들의 오름세는 소재·장비주를 압도했다. 소재주 가운데선 하나머티리얼즈(19.34%), 장비주 중에선 SFA반도체(19.88%) 정도가 비견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소부장주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메리트’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 대상 12개 반도체 소부장주 가운데 11개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닥 평균(29.50배)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감산 조치와 투자 축소 때문에 실적 부분에선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주가는 업황을 선행하는 만큼 향후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더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의 경우 주가가 가벼운 종목이 대부분인 만큼 상승 국면에서 그 폭도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간 계속됐던 2차전지 관련주의 급등 역시 반도체 소부장주 주가엔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2차전지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새로운 주도주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투자 본격화,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세액공제율을 확대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통과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로 모여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 밖에 미국의 대형 종합반도체기업(IDM)과 대만의 대표적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의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에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납품하게 될 주성엔지니어링 등 소부장 종목들의 굵직한 해외 수주 소식 등도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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