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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대체육, 사회적 가치 고려하는 푸드테크의 미래

현대는 남이 하지 않은 일에 도전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창발’의 시대다. 전 세계적인 창발의 시대에 푸드테크는 소비자나 개인 입장에서 먹는 것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푸드테크(FoodTech)’는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기술이 결합한 신산업으로,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한 비대면 주문, 배달, 간편음식, 서빙로봇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산업이 됐다. 초반 푸드테크를 선도한 것은 테크 기반 스타트업이었다. 최근에는 식품기업들도 푸드테크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투자를 통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른 것은 대체육 혹은 대안육이다. 대체육은 고기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식품으로, 고기를 먹음으로써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해지고 제품 생산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바이오기술의 발전이 더해진 결과, 대체육시장은 크게 성장하게 됐다.

대체육이 관심받는 가장 큰 이유는 토지 이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제는 일반소비자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고기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다. 또한 적색육 섭취와 관련한 건강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의 수요도 한몫한다. 식물성 대체육, 특히 콩은 동물성 지방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과 관련해 심혈관계질환 및 생활습관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체육이 등장한 초기에는 기술의 발전의 한계 때문에 맛의 문제가 있었고,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만한 맛과 식감으로 되레 부정적 인식을 갖고 출발했다. 많은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이것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냐며 의심을 품곤 했다. 식물성 대체육시장이 먼저 성장한 해외에서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의 기업이 고기의 색과 맛을 개선하기 위해 헤모글로빈과 유사한 ‘헴’ 단백질을 활용하는 기술로 맛에 대한 개선을 이끌면서 대체육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용되는 원료들 또한 다양해졌다. 대두단백, 해조류, 식이섬유, 식물성 지방 등 다양한 원료가 배합돼 우리가 먹는 육류와 비슷한 맛과 식감이 완성됐고, 선육 상태로 판매되면서 다양하게 메뉴에 응용됐으며, 이는 대안육이 맛뿐 아니라 조리 경험까지 기존 육류를 따라잡았다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구인컴퍼니 등 스타트업이 대체육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CJ 제일제당과 풀무원이 각각 ‘플랜테이블’ ‘지구식단’ 브랜드를 만들어 만두, 떡갈비, 너깃 등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브랜드를 내세워 미트볼, 소시지 등 기존 육가공품의 식감과 풍미를 상당히 유사하게 구현한 제품을 선보이고 대체육 레스토랑까지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미래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는 창발의 시대에 돌입했다. 창발정신을 가진 대체육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K-푸드(K-Food)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 실현도 계속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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