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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창업의 유통 기간

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들고 있지만 경제적 충격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는 조금 더 오랜 기간 경제적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시국에도 사람들의 ‘창업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6만개로, 전년에 비해 약 2만5000곳(10.6%) 늘었다.

요즘 필자는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책과 유튜브를 보고 있다. 집과 연구실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면서 공부 중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여러 장비와 기술도 필요하지만 전제조건으로 맛있고 신선한 원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생두를 볶은 원두도 일정한 에이징기간과 신선도가 유지되는 기간이 있다는 것이다.

창업에도 유통기간과 신선도가 있다. 스스로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해도 현재 소비트렌드와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몇년 전 유행했던 흑당커피 등은 이미 주메뉴가 아닌 서브메뉴가 됐다. 소비트렌드와 선호도가 바뀐 결과라 할 수 있다. 창업하려는 시점에서 매장의 구조나 메뉴에 대한 수명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봐야 창업 후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창업의 유통기한과 신선도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그 결과가 짧게는 1년 뒤, 길게는 2~3년 뒤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럼 이 같은 유통기간이나 신선도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여러 기관에서 나오는 창업·소비트렌드, 환경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많은 매장을 다녀봐야 한다. 잘되는 매장과 잘 안 되는 매장을 다니면서 그 이유를 정리해보고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창업 관련 박람회를 다녀보는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쓴 날에도 서울 코엑스에서 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열렸다. 이 박람회는 국내 최대 창업박람회로, 약 600개 업체가 참여해 자신의 브랜드, 메뉴, 콘셉트 등을 자랑한다. 창업 관련 상담과 교육도 진행한다. 이런 박람회는 다양한 브랜드와 ICT기술을 이용한 장비회사가 한자리에 있기에 매장 콘셉트, 메뉴, 가격, 예상매출액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여러 관련 박람회를 다니다보면 나름 트렌드 변화, 아이템의 유통기간,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다. 창업 관련 교육과 상담을 받아보면서 자신이 생각한 것을 다시 점검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정부에서 지원하는 여러 창업 관련 지원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알아볼 기회도 생긴다.

그럼에도 실제 창업했거나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이런 박람회에 방문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봐야 번번이 보이는 브랜드만 있다고 생각하거나 본인이 생각한 아이템이 좋다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박람회를 통해 여러 가지를 확인·점검해본다면 창업 준비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오히려 절약할 수 있다.

커피 원두도 유통기간과 신선도가 떨어지면 맛이 없는 커피를 먹을 수밖에 없거나 버려야 한다. 창업 아이템이나 콘셉트의 유통기간과 신선도를 미리 점검해봐야 한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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