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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흔들리는 원화…달러는 약한데 왜 그런걸까요?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연일 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금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조만간 긴축을 중단하고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달러 가치는 기본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를 빌리는 이자가 올라가 달러가 귀하게 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는 오르게 됩니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에서 달러를 쉽게 구할 수 있어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최근 달러 약세는 연준의 공식 스탠스에도 불구, 완화 방향으로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환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화는 달러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원화 값은 하방 압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오르게 됩니다. 달러가치가 내리면 원화 값은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게 되죠. 그런데 최근 달러가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은 해외 매출에 대한 원화 환산액을 높여 우리 수출 기업에는 보탬이 되지만, 반대로 해외로부터의 원료 수급 비율이 높은 기업들에게는 막대한 원가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달러와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데에는 우선 원화의 달러 연관성이 줄고, 중국 위안화에 대한 연관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보통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양국 증시의 상관계수가 높으며 위안화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원화를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안화가 중국의 경기 개선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원화도 함께 맥을 못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최근의 엔화 강세와도 연관성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주요국들의 통화를 일정 비율에 따른 바스켓에 담아 산출하고 있는데 엔화는 유로화 다음으로 비중이 높습니다. 엔화는 장기 지속되던 일본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정책 변화가 예상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최근 가치가 크게 오른 상태인데, 달러인덱스 하락은 이의 영향도 많이 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4월은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이에 따라 매해 4월은 이에 따른 배당수직 악화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를 크게 갉아먹기도 하는데요, 국내에 있는 달러가 해외로 반출되면서 원/달러 환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당분간 원화 약세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화는 달러 약세 속에서도 시원하게 강세 전환되지 못한 채 변동성마저 확대, 사시나무 떨듯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한달간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은 15.8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3.4원)과 2월(7.8원)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모습이죠. 달러화, 위안화, 엔화 등 강대국 통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원화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불안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환율은 위든, 아래든 안정 흐름을 보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 등락폭이 과대할 경우 해당국 통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해외 투자 유입의 제한 요인이 됩니다. 이런 걸 보면 대한민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더 탄탄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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