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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중 불쑥 찾아온 시어머니, 양손에는…며느리 펑펑 울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임신 중인 며느리가 먹고 싶던 음식을 2시간 동안 줄을 서서 포장해온 시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신했을 때 갑자기 오셨던 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 씨는 시어머니에 대해 "시집 와서는 (저에게)수저 한 번을 못 놓게 하셨다"며 "막말, 폭언은커녕 예쁘다, 칭찬만 해주시고 간섭도 일체 없으셨다"고 했다.

A 씨는 "첫 애를 임신하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집 근처에 유명한 맛집 음식을 먹고 싶었다"며 "피크 타임이 아닐 때도 30분씩은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전에는 배달도 안 돼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지방 출장에 가있느라 같이 가거나 부탁을 못했다"며 "친정 엄마와 남편이 미안하다며 용돈을 보내줬다. 저는 아쉬운대로 그 집 말고 다른 식당에 같은 메뉴를 배달시켜 먹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날 늦은 오후, 시어머니가 집에 찾아왔다고 A 씨는 밝혔다. A 씨는 "연락 없이는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분인데, 놀라서 문을 열었다"며 "(제가 가고 싶었던)그 집 음식을 3인분 포장해서 오셨다. 주말이라 사람도 많아 2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렸다가 사오셨다고 했다"고 했다.

A 씨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처음이었다"며 "우느라 제대로 음미도 못하고 그냥 음식을 삼켰더니 (시어머니는)체한다고 천천히 먹으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신도 무릎 수술을 해 다리도 안 좋은데 며느리를 챙긴다고 줄 서서 사오셨다. 그 뒤로 더 자주 연락드렸는데, 뭘 보내도 한사코 거절하거나 배로 돌려주셨다"고 했다.

A 씨는 "출산하고 망가진 몸 보고 우울했는데, 새 화장품을 사오시더니 '아직 처녀때랑 똑같이 젊고 에쁘다. 기죽지 말고 꾸미고 싶은 만큼 마음껏 치장하라'고 하셨던 어머니"라며 "3년 전에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날 비가 많이 왔었다"고 돌아봤다.

A 씨 사연에 많은 누리꾼은 감동의 반응을 남겼다.

"좋은 분에게 자란 남편도 분명 좋은 사람일 것", "읽으면서 울컥했다", "친엄마 같은 시어머니도 많다", "시어머니가 편안한 곳에 계시기를 바라겠다"는 등 반응이 나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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