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사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전동화 전환 계획 등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기아의 선언에 대해 증권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신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60만대를 포함한 연 4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해 판매 목표치인 320만대보다 34.4% 증가한 수치다.

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238만대 판매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된 2030년 목표치 대비 판매량과 친환경차 판매량이 각각 30만대(7.5%) 32만대(15.5%) 증가한 것이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3%포인트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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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26년 100만5000대(지난해 발표 대비 25%↑), 2030년 160만대(33%↑)로 제시했다. 2030년 팔리는 기아 차 3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아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출시될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와 중국 전략 모델 EV5 등 2027년까지 총 15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기아의 배터리 수급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12GWh였던 배터리 수급량을 2026년 81GWh, 2030년 143GWh로 늘릴 계획”이라며 “2026년까지 배터리 소싱 계획은 이미 확정됐고, 2026~2030년 필요분은 해외 현지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했다.

[유진투자증권]

저가형 모델을 위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 추진과 원통형 배터리 채용 등 상황에 맞춘 유연한 전략에 대해서도 이 연구원은 호평했다.

기아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신기술 중심의 4대 핵심 상품 전략도 계속해서 시행한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생산도 가속한다.

기아는 2025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적용, 무선 업데이트(OTA)를 제공한다.

또 올해 선보일 EV9에 일정 구간에서 손을 떼고 운전하는 ‘핸즈오프’ 가능한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HDP를 탑재한다. 2026년에는 전방 주시가 필요 없는 ‘아이즈오프’가 가능한 HDP2도 선보일 예정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Jacob Javit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2023 뉴욕 오토쇼(202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기아 미국판매법인 마케팅담당 러셀 와거(Russell Wager) 상무(왼쪽부터),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 기아 미국디자인센터 커트 카할(Kurt Kahl)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가 'EV9'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PBV와 관련해선 오토랜드 화성에 구축될 전용 생산공장을 통해 2025년 중형 PBV 모델을 처음 출시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PBV 로보택시, 식품 배달에 최적화된 소형 PBV,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할 대형 PBV도 개발 대상이다.

이 연구원은 “기아가 인베스터데이에서 내놓은 핵심 메시지는 강화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장기 전기차 플랜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과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EV6·EV9 출시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목표치 상향으로 올해·장기 가이던스 달성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