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 Y' 가 공개한 골목가 폐쇄회로TV에 찍힌 세로의 질주 모습과 '유턴남'으로 불린 남성이 세로를 보고 재빠르게 돌아 나가는 모습. 이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으로 밝혀졌다. ['궁금한 이야기 Y' 프로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한 화제의 얼룩말 세로가 주택가 골목길을 뛰어다닐 때 이 모습을 보고도 태연하게 뒤돌아 가는 남성의 모습이다. 알고보니 이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으로 세로 포획 작전에 투입된 것이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지난달 31일 얼룩말 세로의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골목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골목길에서 세로가 뛰어오는 것을 눈치챈 직후 재빠르게 몸을 돌려 자연스럽게 뒷짐을 지고 고개를 살짝 숙여 땅바닥을 쳐다보면서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흥분한 세로는 그대로 골목을 질주해 달아났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가 공개한 골목가 폐쇄회로TV에 찍힌 세로의 질주 모습과 '유턴남'으로 불린 남성이 세로를 보고 재빠르게 돌아 나가는 모습. 이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으로 밝혀졌다. ['궁금한 이야기 Y' 프로그램 갈무리]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얼룩말을 많이 만나본 사람 같다”며 “유턴남”, “침착남”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 남성은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의 강민준 시설팀 과장이다. 강 과장은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영상 속에서는 되게 침착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되게 허덕이면서 (골목으로) 뛰어간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야생동물의 경우, 흥분해 있을 때 사람이 더 흥분시키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 뒤돌아서 못 본 체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대공원 시설팀 소속인 강 과장의 업무는 조경시설(놀이터, 휴게시설 등) 유지관리, 조경공사 발주 및 감독이다. 세로 탈출로 당시 어린이대공원 전체가 비상 상황이었고, 현장 지원에 나서면서 영상이 찍혔다.

세로는 지난달 23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3시간여 만에 붙잡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