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사람 많으면 안서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하철 이용객이 너무 많을 경우 다음 지하철 역에서 정차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출퇴근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야할 곳에서 타지 못한다거나 내려야할 곳에서 내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의 가장 큰 장점인 운행시간 정확성,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인파 집중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도안전관리체계 기술기준'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검토 방안 중에는 역사 및 열차 혼잡도가 '혼잡'~'심각' 단계일 경우 철도 운영기관이 무정차 통과 여부를 필수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열차에 이미 많은 승객이 타고 있거나, 다음 역사의 혼잡도가 높다면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잡도는 적정 인원 대비 이용객 수로 판단하는데, ▷보통(130%) ▷주의(130~150%) ▷혼잡(150~170%) ▷심각(170%)로 구분된다. 서울 지하철 4·7·9호선의 경우 사람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인 오전 8시~8시30분 평균 혼잡도가 150%를 웃돈다.

혼잡도를 기준으로 무정차 통과를 한다면 출근할 때 무정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나 신도림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 등 환승역의 무정차 통과 가능성이 높다.

해당 지하철 역들은 가뜩이나 역사 혼잡도가 높은데, 지하철마저 멈추지 않고 가버린다면 혼잡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또 해당 지하철 역과 연계된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이용객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실제 여론은 부정적이다. 리서치 전문 기업인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자체 패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무정차 통과 대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6.2%로, 찬성한다는 응답(18.6%)의 두 배를 웃돌았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원하는 역에서 내리지 못하게 되는 문제'(63.1%)였다.

일각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무정차 통과를 할 것이 아니라 열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부는 해당 대책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연구 중인 방안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