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연애를 할 때부터 백수였던 남편이 4년째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눈길을 끈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 중이라고 밝힌 A 씨는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장기백수 남편 심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남편이)만났을 때부터 백수였는데, 사람이 너무 착해 설마설마 하면서도 최악의 경우 내가 가장으로 산다는 각오로 결혼했다"며 "설마설마가 벌써 4년째 (남편이)허송세월하는 것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남편은)일어나서 미국 드라마 보고 밥 먹고 게임하고를 무한 반복"이라며 "분기별로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얘기가 나올 때마다 버럭 화내는 것 때문에 무서워 말을 못 꺼낸다. 아니 안 꺼낸다. 싸우기 싫어서"라며 "솔직히 자격지심 때문에 자기방어하느라 회피하는 것을 아니까 더 뭐라고 못하겠다. 대화의 결론이 뻔하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나는 쉬어본 적이 아예 없어서 장기백수의 심리가 너무 궁금하다"며 "웃긴 건 본인도 엄청 괴로워하는데 정작 변화가 없다. 전업주부를 선언하면 차라리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남편은 당장 아무 곳이나 취직할 마음은 없고, 유튜브나 장사 등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다 포기하고 원점 또 원점"이라며 "특정 집안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아예 하루종일 아무 일도 일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슬슬 아이를 갖고 싶다. (하지만)육아휴직을 내면 어떻게 될지 아찌하다"며 "주변인들이 (남편에 대해)물어볼 때마다 대충 얼버무리긴 하는데 다들 눈치챘는지 가련하고 안쓰럽게 바라본다"고 했다.
다수의 누리꾼은 남편을 비판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단순히 게으른 것",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듯"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애초에 가장으로 산다고 각오했다면 버텨라", "당신이 선택한 길",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는 등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