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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가 공부하는 곳인가요?” 사장님 커뮤니티 ‘성토’로 시끌벅적
서울 한 카페에 노트북 사용 금지 팻말을 걸어놨다. 김상수 기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300만원 들여서 낮은 테이블로 싹 바꿨다.” “공부 방해될 음악 리스트 좀 공유해주세요.”

사장님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가 요즘 성토의 글로 시끌벅적이다. 최근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카페 사장들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손님)’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예전엔 속으로 토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젠 아예 공개적으로 ‘노트북 금지’를 걸어놓는 곳도 많다. 테이블을 교체하거나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는 등 공격(?)적인 대책도 공유하는 추세다.

업주도 손님도 서로 적절히 배려한다면 해결될 문화이지만, 극심한 불황 속에 점차 현실은 빡빡하기만 하다. 저렴하게 공부할 곳을 찾는 손님도 전기료 걱정이 태산인 업주도 모두 그렇다.

서울 번화가 한 소형 카페. 최근 이곳엔 새롭게 팻말을 하나 달았다. “공부·노트북을 하러 오신 분은 매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구다. 인근 다른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아예 전기요금 인상을 팻말에 명시했다. “급격한 전기료 인상으로 노트북 사용을 금지합니다.”

이 업주는 “처음엔 대놓고 ‘왜 이렇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손님도 있었다. 하지만 자리도 몇 개 없는데 계속 카공족을 받아줄 순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보배드림 캡쳐]

노골적으로 ‘노트북 금지’를 내걸기 부담스러운 업주들은 다른 방도를 공유하고 있다.

“300만원 들여서 낮은 테이블로 모두 바꿨더니 이젠 노트북을 쓰는 손님이 별로 없다”, “라운드나 티 테이블을 추천한다”, “카공족이 많을 땐 배경음악을 락이나 댄스로 바꿔야 한다”는 등이다.

한 업주는 “‘카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집중이 잘 되니 매주 공부하러 오겠다’고 친절하게 말하는 손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토로했다.

코로나 때부터 장시간 머무는 손님으로 논란이 일었지만, 최근 소상공인이 더 강경하게 나서는 건 경기불황 및 고물가 여파가 크다. 특히, 전기료 인상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의 전기요금은 1년 전 대비 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한국전력 적자 해소를 위해선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1분기에 전기료 인상이 이뤄졌고, 나머지 분기에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헤럴드DB]

노트북 사용에 따른 카페 업주와 카공족 간의 갈등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름철이 되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냉방비 부담이 예고돼 있다. 노트북 사용에 따른 전기료 부담과는 차원이 또 다르다.

손님들도 나름의 불만이 크다. 주말에 동네 카페를 애용한다는 직장인 박모(38) 씨는 “전에 다니던 카페에서 ‘더 앉아있을 예정이면 한 잔 더 주문하라’는 요청을 받아 당황한 적 있다”며 “차라리 명확하게 몇 시간에 한 잔, 이렇게 정해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으로 포함해 에너지 지원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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