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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55년 고갈된다는데…그럼 MZ는 국민연금 못 받나요? [세모금]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국민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1988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 고갈된다는데 그럼 1990년생이 만 65세가 되는 시점부터 국민연금을 못 받는 거 아녜요?”

지난 31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위)가 5차 재정추계 결과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 소진시점을 2055년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기금 소진시점은 3년 전 4차 재정계산 당시보다 2년이 빨라졌죠. 현재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연금 기금 소진 후에도 국민연금을 현재처럼 지급하기 위해선 2050년 보험료율은 22.7%, 2060년엔 29.8%, 2080년에는 무려 34.9%에 달합니다.

'2055년 국민연금 기금 고갈' 소식에 MZ "못 받는 거 아냐?"
20~30대가 사회 전반에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른바 'MZ세대'로도 불리는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폭등, 낮은 취업률 등으로 극심한 사회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하다. '2021년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게시판을 보고 있다. [연합]

이 탓에 2055년 만 65세가 되는 1990년생들을 중심으로 ‘MZ세대’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민연금을 실컷 납부하고도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게 이들의 우려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는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가입 수급 연령 등의 제도개혁 없이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전망한 것입니다. 물론 ‘연금개혁’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내걸었던 현 정부의 연금개혁도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어쨌든 이들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변경할 수밖에 없습니다.

"납부한 연금보험료 수급권은 사유재산…지급명문화 검토 필요"

만에 하나 정말로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정부는 세수 투입 등의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이미 ‘내가 낸 연금보험료의 수급권’은 사유재산이어서 소송을 하면 무조건 이기게 돼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국민연금법 등 관련 법에 국민연금 지급 내용을 포함하는 ‘지급 명문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지급 보증이라는 문구를 넣으면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고, 국가도 지급을 잘해야겠다는 강제성을 조금 더 갖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정부가 월소득의 4.9% 보험료율이 필요하다고 추산한 2080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지출비율은 9.4%입니다. 이는 현재 유럽 국가들이 GDP의 10% 이상을 연금 지출로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2080년에 우리는 65세 이상 인구가 47.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정도 인구에게 GDP의 9.4%가 부담돼 연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독일은 현재 연간 연금 지출의 4분의 1을 국고로 지원하는데 우리도 조세를 연금 지출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균 수명 20년 ↑…5년이면 됐던 지급기한 지금은 19년치 지급

다만 연금으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어쨌든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평균 수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난 1970년 우리 국민 평균 수명은 62.3세였어요. 하지만 2021년 현재 83.6세로, 50년 전보다 20년을 더 살게 됐습니다. 수명이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국민연금 재정 부담 또한 늘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에는 평균 수명이 70.7세여서 현재의 목표 수급 연령 65세 기준으로 5년 반만 연금을 지급하면 됐지만 지금은 이보다 19년치 연금을 더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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