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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업계, 美 IRA '세부규정 발표'에 '일단 안도'…中 '우려국' 포함땐 '빨간불'?
美 재무부 세부 규정 공개했지만
우려국가 등 핵심 내용은 제외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합작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 규정안에 대해, 국내 배터리업계는 "예상했던 범위에서 내용이 나왔다"면서 우선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세부규정 공개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아, 향후 미국 재무부의 추가적인 발표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미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양극판·음극판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고 양극 활물질은 부품으로 포함하지 않는 내용이 담긴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세부 지침 규정안을 공개했다. 해당규정은 오는 4월 18일부터 시행이 이뤄진다.

이번 규정안에 따라 양극판, 음극판이 부품으로 간주되면서 향후 북미에서 제조와 조립한 제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수년전부터 완성차업체와 북미 지역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합의하고 지난해부터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최근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고 오는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세웠다. GM 등 다른 완성차업체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를 통해 양극 활물질은 구성 소재로 분류되면서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하고, 이를 미국에 있는 공장으로 옮겨 생산할 경우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배터리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 업체의 경우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상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양극 활물질을 부품이 아닌 구성 물질로 간주한 것은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며 "양극 활물질을 국내에서 생산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봤다.

단, "배터리 업계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제조사 관련 세칙이나 우려국·우호국 리스트 등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터리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추가로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침에는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가공해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나 아르헨티나 등 미국과 FTA가 없는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이 가공해서 부가가치 기준(50%)을 충족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세부 지침에서도 구체적인 우려국가 관련 언급이나, 광물 조달 관련 언급이 빠져 있어 추가적인 미국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재업체들의 경우 양극재 핵심소재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의 전체 수입액 중 약 90%를 중국산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RA는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y of concern)에서 조달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재무부는 이날 규정안에서는 외국 우려 단체를 정의하지 않았으며 향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중국산 광물에 대한 조달을 추가언급할 경우 여기에 대한 영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IRA의 구체화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이 청정 에너지 공급망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탄력적인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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