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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어때에 밀리더니” 재택근무 폐지 야놀자, 직원 반발에 곤혹
야놀자 광고 장면 [사진=야놀자 공식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무기한 상시재택’이란 말만 믿고 이직했는데…지방에서 원격근무하던 사람은 속은 기분이네요” (야놀자 직원)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코로나19 이후 실시해오던 상시 원격근무제(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오는 4월부터 출근제로 전환한다. 회사의 갑작스러운 근무 체제 변경에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야놀자는 지방에 근무하는 직원에 한 해 일정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오는 4월부터 재택근무를 종료한다. 앞서 야놀자는 4월부터는 주 2회 이상, 6월부터는 주 3회 이상 반드시 출근해야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복지 축소”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진=야놀자]

야놀자의 직원들은 “무기한 원격 근무라는 말만 믿고 제주도로 이사했는데 갑자기 근무 체제를 바꾸면 어떡하라는 거냐”, “이직 면접 당시 원격 근무를 일종의 복지처럼 홍보해놓고 바꾸는 건 ‘취업사기’나 다름없다”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회사 경영진은 타운홀미팅을 열고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야놀자는 본사에서 편도로 3시간 보다 먼 거리에 거주하는 직원에 한해 올해까지 재택 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4월부터 사무실 출근과 재택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체제로 전환한다”면서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본사 출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올해까지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2020년부터 자율원격근무제도를 시행, 직원들이 사무실·집·거점 오피스 중 선호하는 장소를 선택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야놀자는 엔데믹으로 접어든 이후에도 이 같은 근무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올 들어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꿨다.

야놀자(왼쪽)와 여기어때 로고

야놀자가 재택 근무를 철회하는 배경엔 실적 둔화가 있다. 야놀자의 영업이익은 2020년 109억원에서 2021년 577억원(중단 영업 부문 제외)으로 급증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61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숙박 플랫폼 1위인 야놀자를 2위인 여기어때가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야놀자는 이미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여기어때에 밀리고 있다. 여기어때는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야놀자의 신규 설치 건수를 추월했다.

31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여기어때의 신규 설치 건수는 총 33만5991건으로 여행·교통 분야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야놀자의 신규 설치 건수는 21만4525건에 그쳤다.

여기어때 광고 장면 [사진=여기어때 공식 유튜브 채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도 크게 줄었다. 올해 2월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MAU는 각각 309만8147명, 304만9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만2423명이었던 MAU 격차가 1년 사이 5만8051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여기어때가 신규 설치 건수는 물론 MAU에서도 야놀자를 넘어서는 것이 시간문제란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여기어때는 기존 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전사 재택 근무를 체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강남구 삼성동 사옥을 ‘스마트오피스’로 전면 개편했다. 기존 사무실과 달리 지정 좌석 제도를 두지 않고 직원들이 출근할 때마다 자유롭게 하루 단위로 좌석을 배정받는 시스템이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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