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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경제전망, 지나치게 낙관적”…2008년 금융위기 다시 오나
서울 명동의 빈 상가들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올해 세계경제 전망이 2008년과 같은 ‘급격한’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채 괴리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주요국들의 경제전망 컨센서스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다.

31일 KB금융지주 KB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금융위기 불안감의 실체와 대응’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현재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성장률 전망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이례적인 경제·금융 상황이 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2023년 경제전망은 위기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기 불안감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경영연구소 ‘최근 금융위기 불안감의 실체와 대응’ 보고서 발췌.

실제 블룸버그의 ‘2023년 글로벌 경제전망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말 이후 세계 주요국의 경제전망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선진국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은 0.8%로 지난해말(0.4%)과 비교해 두 배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2.1%에서 2.4%로 0.3%포인트(p) 증가했다.

미국과 유로존 등을 포함한 2023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2009년과 2020년의 세계경제 성장률은 각각 마이너스(-)0.1%와 –3.0%로 현재 전망에 비해 현저히 낮다.

문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이 계량화하기 어려운 비체계적인 위험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에는 2008년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고금리 기간, 급증한 부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KB경영연구소 ‘최근 금융위기 불안감의 실체와 대응’ 보고서 발췌.

실제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1980년 이후 최대 인플레이션을 겪고, 급격히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투자 손실과 부채 축소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부채 수준을 나타내는 매크로 레버리지 비율(GDP 대비 가계·기업·국가부채 합계)은 2019년말 244%에서 2021년 1분기 275.7%로 급상승했다. 또 지난해 이후 지속된 통화 긴축으로 부채 조정 압력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국제 공조체제 약화 등 대외적 요인은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가 직면한 금융·부채의 문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위기 상황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점쳤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은 2007년초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 사태였으며, 이후 2년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등 문제들을 야기했다.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을 시작으로, 유사한 이벤트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 ‘최근 금융위기 불안감의 실체와 대응’ 보고서 발췌.

다만 미국과 스위스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당장 심각한 금융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와 달러 강세로 인해 작은 위기가 자주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970~80년대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이후, 은행위기, 외환위기 등 전세계적인 부정적 현상이 발생한 점을 주목했다. 최근의 통화가치와 금리의 움직임이 취약 신흥국과 레버리지가 높은 금융기관의 부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가 꼽은 위기 가능성은 ▷은행위기의 빈도 증가 가능성 ▷금융긴축으로 실물경제와 주택가격의 하락 전환 예상 ▷숨겨진 국가 간 연결고리 존재 우려 ▷숨겨진 투자 손실 존재 우려 등이다. 이에 보고서는 “CS 부실 이후, 또 다른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 가능성과 관련한 주가 흐름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의 주택가격이 하락 전환한 가운데, 이에 따른 금융 측면의 위험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경영연구소 ‘최근 금융위기 불안감의 실체와 대응’ 보고서 발췌.

한편 보고서는 미국과 한국 모두 올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을 고려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로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소폭 악화되고, 미국, 유럽의 경제성장 전망 하락으로 수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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