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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정일체’… 득될까·독될까 [이런정치]
尹 지지율, 30%로 전주대비 4% 하락… 국힘 지지율 33%
‘당정일체’ 강화 움직임… 당이 정책 주도권 31일 ‘전기요금 동결’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민의힘이 ‘당정일체’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3월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부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운명공동체’를 강조하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일체감이 더 강해지는 모양새다. 전대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아예 ‘명예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여당과 정부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멀게는 ‘삼권분립’ 원칙이 훼손된다는 주장에서부터 가까이는 ‘지지율’ 하락 폭탄까지 ‘한몸’이 돼 버텨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갤럽]

▶尹 지지율 4%로 ‘뚝’… 與 지지율 하회=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60%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3월 21∼23일)보다 긍정 평가는 4%포인트(p)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2%p 올랐다. 긍정 평가는 지난해 11월 4주 차 조사(30%) 이후 최저치다.

긍정 평가 이유는 외교(12%), 노조 대응, 일본 관계 개선(이상 9%), 국방/안보, 결단력/추진력/뚝심, 공정/정의/원칙(이상 5%), 변화/쇄신, 경제/민생, 전반적으로 잘한다, 주관/소신(이상 4%) 순이었다. 모름/응답거절은 19%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21%),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20%), 경제/민생/물가(8%),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소통 미흡'(이상 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 노동 정책/근로시간 개편안(이상 4%) 등이 있었다. 모름/응답거절은 11%였다.

이날 조사결과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하회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동률을 이뤘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당대회가 치러진 3월 첫째주 39%를 기록한 이후 4주연속 하락세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 역시 동률로 모두 상쇄됐다.

통상 정치권에 통용되는 대통령·정당 지지율 간 상관관계는 이렇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상회하고 정당 지지율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등락을 반복한다. 대형참사나 국가적 외교 이슈가 생길 경우엔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하회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러나 당장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정당 입장에선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대통령 지지율 제고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코앞 현안인 대일관계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엄호’에 총력 태세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일본의 가짜뉴스를 믿는 ‘친일정당’인가, 아니면 북한의 지령에 동조하는 ‘종북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일본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단호하고 분명한 대통령실의 발표”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도대체 어떤 답변을 더 듣고 싶은 것이냐”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일본의 환심을 사자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그냥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당정일체 강화… 31일 하루 2차례= 김기현 대표가 취임한 이후 당정은 보다 긴밀하게 협업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던 근무시간 개편 방안과 함께 가스비·전기요금 인상 방안에 대해 당정은 이날 하루 2차례의 협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법률안과 예산안을 수반하지 않는 정책도 모두 당정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뒤 하루 두차례 당정이 열리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날 열린 두차례 당정이 향후 정책 분야에선 당이 주도권을 갖게 되는 계기라고 보고 있다. 이날 당정 결과 가스비와 전기요금은 일단 2분기 내에 올리지는 않는 것으로 확정지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에선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채무 건전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놨으나 보류됐다. 당과 정이 만나 사실상 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주52시간제’에 대한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당이 주도적인 대책 방안을 내놨다. 당정은 향후 ‘장기휴가’가 가능토록 하는 입법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구체적인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69시간이 너무 인상이 강해 국민들의 거부감이 컸다. 일단 여론을 수렴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내년 총선 이후에나 다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정이 보다 긴밀하게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은 대통령실의 정책 조정 기능을 보완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선 노동부의 방안이 69시간으로 알려지고, 대통령실은 전면재검토하라고 얘기했으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 개인의 생각’이라고 말하는 등 갈지자 엇박자 행보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김 대표가 과거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기재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3선의 박대출 의원이 김 대표 체제하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무게감이 더해졌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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