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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성관계 입막음’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 기소...“정치 박해” 주장[나우, 어스]
뉴욕 맨해튼 대배심, 기소 투표 가결
성인배우에 성관계 입막음 위해 13만달러 건넨 혐의
트럼프 “정치적 박해이자 선거 개입…역효과 날 것”
수갑차고 포토라인 설지 관심…정치적 활용 가능성

전·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형사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텍사스 선거 운동을 위해 전용기로 이동 중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024년 대권 재도전 가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정치적 지지자 결집의 계기로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

맨해튼 특별 대배심이 23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소 12명 이상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며칠 안에 공소장이 공개되면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5년 가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사해 온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그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거액을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의 이 배우가 대선 직전 언론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보내 대니얼스에게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13만달러(약 1억6870억원)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코언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준 합의금이라며 트럼프 측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으나, 나중에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지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을 통해 코언에게 13만달러를 변제하면서 회사 내부 문건에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했다. 이같은 기업 문서 조작은 뉴욕주 법률상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선거법 위반과 같은 또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대배심 투표 결과에 대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박해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파괴하기 위한 마녀사냥을 벌여 왔다”며 “나는 이 마녀사냥이 조 바이든에게 엄청난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소를 주도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검찰이 유죄 인정을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와 연락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 변호인이 그가 사법절차에 순응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자발적으로 검찰청과 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청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을 촬영하고 지문과 유전자를 채취하게 된다. 이어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맨해튼지방법원으로 이동한다. 이 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사유를 알려주고 기소 사실을 인정하는지, 아니면 부인하는지를 심문하는 과정이다.

엄중한 경호를 받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생략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기소를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려는 그가 오히려 자발적으로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도 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결정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을 향해 “항의하라”는 글을 올리며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다.

기소인부절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를 인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식 재판 시작까지는 적어도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전망이어서 2024년 대선을 위한 공화당 경선과 선거 정국에 재판 진행과정과 이를 둘러싼 공방이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상=이건욱PD]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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