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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14살, 하룻밤새 실명…시각장애 유튜버 “KBS 앵커 됐어요”
구독자 10만 6000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 [유튜브 '우령의 유디오'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시각장애인 허우령(24)씨가 KBS 앵커로 합격했다.

KBS는 30일 허우령씨를 장애인 앵커로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허씨가 맡게 될 코너는 ‘KBS 뉴스 12’의 ‘생활뉴스’다. 오는 4월 3일부터 진행을 맡고, 별도의 취재 콘텐츠 제작 등으로 방송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허씨는 뉴스 진행을 위해 안내견 ‘하얀이’와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 한다. 하얀이는 올해 6살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3년 전 시각장애인 파트너로 만났다.

허씨는 14살 때 시신경염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시각장애를 갖게 됐다. 말 그대로 눈을 떠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 것. 처음엔 희귀병인 다발성경화증으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은 상태로 치료를 거듭하며 시신경염으로 진단을 받았다. 현재 허씨는 물체의 흐릿한 형태 정도를 볼 수 있는 시력을 갖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 특수학교 방송부 아나운서와 학생회장을 맡으며 앵커의 꿈을 키워왔다. 지방자치단체 전교 회장 회의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주제로 토론에 나서는 등 진행자로서 역량을 키웠다.

20대 역시 숨가쁘게 달렸다. 허씨는 2020년부터 1년간 한 사회적기업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한 뒤, 2021년에는 장애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 자격도 취득했다.

구독자 10만 6000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 [유튜브 '우령의 유디오' 영상 캡처]

허씨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에는 그가 KBS 장애인 앵커 면접 등을 준비하는 과정이 공개돼 있다.

영상에서 허씨는 2차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을 마친 뒤 “카메라 테스트 딱 원고를 받자마자, ‘와 망했다. 진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고를 받는 순간부터 손이 덜덜덜 떨렸다. 결과가 어찌됐든 오늘을 후회하게 않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KBS 7기 장애인 앵커 허우령 씨. [KBS]

KBS는 2011년 국내 방송사 처음으로 장애인 앵커를 선발했다. 시각장애인 이창훈 앵커가 1기로 발탁됐고, 2기 홍서윤, 3기 임세은, 4기 이석현, 5기 임현우, 6기 최국화 앵커가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KBS는 내달 3일부터 모든 TV뉴스에서 수어 방송을 실시한다. 그동안 KBS 뉴스 수어 방송은 메인인 ‘뉴스9’과 낮 시간대 뉴스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KBS는 올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이해 수어방송을 ‘뉴스라인’과 ‘뉴스7’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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