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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억→0원, 결국 터질게 터졌다” 믿었던 유망 바이오의 배신
[게티이미지뱅크]

[박영훈 기자] “투자하면 인생의 클래스를 바꿀 수 있다던 말과 달리, 인생 망치게 생겼다” (투자자)

“유망한 회사라 믿고 1억원이나 투자했는데, 한푼도 못 건지게 생겼다” (투자자)

5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트린 바이오 회사가 있다. 투자한 자금이 모두 휴짓조각이 될 위험에 처했다. 그것도 다름아닌 ‘특례 상장 1호’ 유망한 바이오 기업으로 각광받았던 셀리버리다.

불과 얼마전까지 이 회사는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가 10만원까지 갔다. 많은 사람들이 ‘특례 상장 1호’ 라는 간판을 믿었다.

하지만 10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현재 6000원대까지 무려 90% 이상 수직 하락했다. 그마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가 됐다. 현재 팔수도 없는 상황이다. 믿었던 투자자들은 “인생 망치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선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로 바이오에 대한 투자가 끊긴데다, 셀리버리는 상장 5년여동안 이렇다할 성과없이 매년 큰폭의 적자만 냈기 때문이다.

‘특례기업 1호’로 코스닥 상장된 셀리버리 [사진, 한국거래소]

셀리버리는 신약 후보물질과 연구용 시약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 회사다. 파킨슨병 치료제, 췌장암 등 4종의 바이오 신약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적자 기업임에도 성장성을 기반으로 코스닥에 입성할수 있는 ‘특례 상장’ 덕을 봤다. 지난 2018년 11월 특례기업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iCP-Parkin)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돈을 싸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수년째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다.

적자만 쌓여왔다. 신약 개발 회사가 화장품(자회사 리빙앤헬스) 사업에 진출, 더 큰 손실을 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셀리버리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4월13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폐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주식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셀리버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32억원, 영업손실은 무려 669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 상태다. 외부감사인은 오는 10월부터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셀리버리가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셀리버리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바이오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특례 상장 1호’ 라는 상징성 있는 회사가 상폐되면 바이오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 지난해말 기준 셀리버리의 소액주주는 5만911명에 달한다. 지분을 77.89%나 보유하고 있다. 셀리버리 조대웅 대표의 지분은 13.45%에 불과하다.

한편 셀리버리는 조대웅 대표의 사재 20억원 출연과 자산 매각을 통해 거래재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대표는 “대표 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사태를 바로잡을 수 있게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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