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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웰니스, 뛰는 이들<31>] 권오상 식약처 차장 “이젠 바이오헬스 강국 발돋움할때”
코로나19 일상 관리체계 전환에 핵심 역할
바이오 강국 여는 열쇠 얻었다는 자부심 강해
“든든한 국민의 일상, 단단한 산업 육성할 것”
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백신, 치료제 등 책임관리 중추역을 맡았던 권오상 식약처 차장. 그는 식약처의 역할은 국민건강 지킴이에서 바이오헬스 강국 발돋움의 지원에 방점을 두어야 할때라고 강조한다.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보다 일상의 행복을 더 누리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헤럴드경제는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한다. 본지는 지난 28회에 걸쳐 ‘웰니스 행정’의 프런티어를 인터뷰한 바 있다. 이번에도 포용과 복지를 추구하고 K웰니스 행정을 실행하는 기관을 만나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 배경 철학을 들어봤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 팀장]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는 2020년 1월 20일 처음 발생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로 발령하면서 검역을 강화했다. 1월 24일 두 번째 환자가 확인되자 27일 ‘경계’로 상향했다.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2월 23일에는 ‘심각’으로 격상 후 현재까지 이 단계를 유지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방역 상황에 따라 등급 조정 논의를 시작하고, 일상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마스크, 백신, 치료제, 진단시약 등 의료제품의 허가와 공급 관리를 책임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식약처는 2020년 2월 4일 민간의료기관이 코로나19 의심환자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시약을 긴급 사용 승인했다. 대구·경북 지역 종교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된 2월 중순 전국적인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는 건국 이래 최초로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발동했다. 특히 마스크 1인 2매 구매 제한, 요일별 5부제 구매, 중복구매 확인 의무화를 통해 수급 안정에 노력했다. 마스크 구매 줄서기로 인한 방역실패 위기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국민의 협조로 극복할 수 있었다.

식약처는 2021년부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품목 허가에 매진했다. 2월 5일 감염 증상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조건부 품목 허가했고, 2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화이자,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순차적으로 허가했다.

당시 백신 확보는 국력이자 외교의 산물이었다. 우리 정부는 외국과 백신 교환을 추진하고, 일부 백신은 무상공여 받았다. 식약처는 교환 또는 공여받은 약 1000만 회 분의 백신에 대해 품질과 효과성을 평가한 후 국내 유통을 승인했다. 정부는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해외 개발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을 추진하고 민관협력도 강화했다. 국내 백신 개발 역량을 늘리기 위한 임상 지원에도 힘썼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2022년 6월 29일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백신이 세계 최초로 품목 허가되기도 했다.

2022년 변이바이러스 대유행은 최대 고비였다. 3월 17일 하루에만 전국적으로 62만 명이 넘는 인원이 코로나 확진됐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는 백신과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하면서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사전검토와 긴급 사용승인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 예방용 항체 주사제가 긴급사용 승인을 통해 도입됐다. 오미크론 대응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했고, 하반기부터 접종에 사용하면서 재유행은 잠잠해졌다.

권오상 식약처 차장은 “국민 모두가 감염병 대유행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식약처 전 직원은 코로나 극복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국민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대란 초기 식약처 직원들은 전국 마스크 공장에 매일 출근하면서 당일 생산한 마스크가 약국, 병원 등 공적 판매처로 유통되도록 지도했다.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범정부적 협력을 추진해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1년 6월 미국 정부가 무상 공여한 백신에 대해 식약처는 보관 운송에 관한 기록과 제조품질 자료 등을 확인했다. 식약처 직원이 공군 수송기를 타고 미국 공항에 가서 백신을 인계받으면서 운송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의 기초가 되는 백신과 치료제, 진단시약 등은 신속히 허가해 공급할 수 있도록 심사 경험이 있는 모든 인력이 투입됐다. 식약처는 경력이 많은 심사 인력으로 전담 조직을 구성해 신속하게 심사에 착수했고, 3단계에 걸친 전문가 자문을 거쳐 안전성과 효과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180일 이상 걸리던 허가 기간도 40일 내로 단축해 처리했다.

국산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우리 백신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임상 단계부터 맞춤형 상담과 사전 검토를 진행했고 품질시험에 대한 컨설팅을 시행했다. 해외에 비해 개발이 늦었던 국산 백신에 대해 식약처는 면역원성 비교 3상 임상 방식을 도입해 임상시험 설계를 지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면역원성 비교 3상 임상방식을 인정받는 등 국제적 의견 일치도 이뤄냈다. 식약처는 2022년 6월 29일 국제 기준에 따라 국내 개발 백신의 허가를 결정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백신을 개발하고 허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세계에 입증했다.

식약처는 현재 신종 감염병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8월 식약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살펴보면 앞으로 식약처는 동물실험을 최소화하고, 국가출하 승인 절차와 방식을 개선해 공급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올해 3월 백신의 공급 부족 상황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백신 등의 안정 공급 업무 지침서’를 제정했다. 지침서에는 신속 품목 허가, 출하 승인, 미허가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등의 처리 절차와 방법이 담겼다.

최근 정부는 바이오헬스를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채택해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워 수출을 지원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혁신과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식약처 업무계획에 따르면 식약처는 신기술 유망분야 맞춤형 규제로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나노 백신 등 신기술을 이용해 개발되는 의약품의 정의와 분류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제품 특성을 고려해 심사기준을 제시해 제품화를 촉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전남 화순에 설립한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에서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백신 생산용 세포주 분양, 인허가 컨설팅, 백신 임상시험 검체 분석 등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규제과학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심사 전문 역량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권오상 차장은 “우리 식약처는 규제 기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의 규제과학을 선도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 제품이 허가될 수 있도록 인도하며, 국제 규제조화까지 이뤄내는 등 적극적 참여자로 발돋움했다”며 “국민 일상은 든든하게, 식의약 산업은 단단하게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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