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애 셋 낳으면 병역면제? 애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국민의힘이 자녀를 셋 낳은 아빠의 병역을 면제하는 저출산 대책을 검토했다는 보도에 대해 "30대 이전에 애 셋을 낳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는 비난이 쇄도한다"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에게 혜택이 주어지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경제활동은 기본적으로 남자들이 하니 병역면제를 통해 일하게 해주겠다는 전근대적 발상이 그 시작점이 아닐까 한다"며 "이번엔 자녀 수에 따라 증여 재산 공제를 차등 확대하겠다며, 아이 셋을 낳으면 4억원까지 조부모에게 증여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말 그대로 부자 맞춤형 정책"이라며 "상속은커녕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월세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국민의힘은 별나라 사람들인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4억 증여를 받을 만한 청년들이 애를 낳지 않는 게 아니라 주거비, 사교육비,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 상속받을 돈이 없는 청년들이 애를 낳지 못하는 것"이라며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도 아이만큼은 국가가 든든한 조부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들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0대에 자녀 셋을 낳은 아빠의 병역을 면제하는 저출산 대책으로 검토했던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일자 22일 이를 전면 철회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이같은 내용과 만 0~8세 미만 아동 양육가정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18세 미만까지 월 100만원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담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해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과감한 저출산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 앞서 대통령실이 당 정책위의 의견을 모으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