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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가 밭갈던 한국의 부촌 압구정 …재건축 대전 막올랐다 [부동산360]
압구정 2구역, 20일 설계용역 공모 마감
국내 업체들 해외 유명 설계회사들과 컨소 구성
“조합 설계 업체 선정 때 매우 드문일”
1978년 압구정현대아파트 앞에서 농부가 소로 밭갈이를 하고 있는 모습. 농부가 밭을 갈던 곳은 현재 압구정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강남구청 아카이브강남 제공]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 시작 단계부터 떠들썩하다. 최근 조합이 설계용역 공모에 나섰는데 국내 선두권 회사들은 물론 아파트단지를 설계할 때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세계적인 설계회사들까지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소가 밭갈이를 하던 신흥 부촌의 상징지역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국내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정비사업인 만큼 설계업체 선정 단계에서부터 뜨거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속통합 대상지인 압구정 2구역은 지난 20일 설계용역 공모를 마감했다. 예정 설계금액만 약143억원이다.

조합은 응모 자격부터 국내업체 간 컨소시엄은 불가하지만 해외설계업체와는 가능하다는 문구를 넣었다.

우선 나인원한남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를 설계한 ANU는 미국 설계회사 SMDP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SMDP는 성수동 아크로서울 포레스트와 부산 해운대 제니스타워 등의 설계를 담당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연합]

인천국제공항과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설계한 희림도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MVRDV와 손을 잡았다. 몽상을 현실로 구현해 ‘건물혁신 그룹’이라고도 불리는 MVRDV는 낡고 오래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탈바꿈한 ‘서울로 7017’의 설계를 맡은 바 있다.

해외설계업체에 조경전문 설계회사까지 3개회사가 컨소를 구성한 팀도 있다. 삼성물산 자회사 삼우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리차드 마이어와 부르즈 칼리파, 디즈니랜드 등의 조경을 맡은 swa와 협업을 진행한다.

또 조선팰리스 호텔 등을 설계한 디에이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설계하고 2021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도미니크 페로가 함께하기로 했다.

위 회사들은 5월 12일까지 자신들의 노하우를 담아 설계안을 제출하고 조합은 나중 총회에서 최종 당선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해외 설계업체들이 국내 정비사업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시공사 선정 시기에 건설사들이 의뢰해 대안설계 또는 혁신설계를 맡았던 것이 전부”라며 “조합의 기본설계 단계부터 해외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처음 본 광경”이라고 했다.

조합에 속한 설계업체는 정비구역 지정에 따른 용적률 등에 맞춰 주로 각종 인허가 작업 등 기본적인 설계를 수행하는 게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위 국내업체들 중에는 이미 여러 명의 소속 건축가들이 해외업체에 파견을 가서 압구정동 2구역 설계안을 작성하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또 업계 관계자는 “마진을 축소하더라도 나중의 포트폴리오를 위해 압구정 정비사업을 수주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설계회사 경영진들까지 나서 당선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압구정 2구역은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9·11·12차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현대백화점과 현대고등학교 사이 구역만 20만 5000㎡에 이른다. 서울시는 조만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거친 뒤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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