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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애보 홍랑의 제주 삼도동 벚꽃로드 스토리
유배온 선비한테 맘 주지 말았어야
아쉬움 역사속으로...지금은 축제중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제주 삼도동 전농로 벚꽃길은 “우리 꽃길만 걷자”라고 말할 때 연상되는 바로 그 꽃길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의 절경 뒤에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있어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제주 삼도동 전농로 벚꽃로드
제주 삼도동 전농로 벚꽃로드
제주 삼도동 전농로 벚꽃로드 홍윤애 무덤터

전농로 벚꽃길에는 홍윤애의 무덤터 표지석이 있다. 조선시대 제주로 유배왔던 조정철은 유배생활 중 제주여인 홍윤애를 만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홍윤애의 넋과 순애보 사랑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비석을 세웠다.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했던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유배인의 한과 홍랑의 슬픔이 서려있다.

그래서 벚꽃비가 내리는 봄이면 그들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홍랑스토리

25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24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3일간 제주 왕벚꽃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전농로의 차량이 통제되고 벚꽃 구경과 함께 다양한 체험, 부대행사를 즐길 수 있다.

전농로 벚꽃거리 1.2km 구간에는 밤에는 달빛과 반짝이는 조명이 어우러진 벚꽃길이 열린다.

전농로 거리 붉은 벽돌 건물 아래 마스코트 곰돌이가 반갑게 오는이를 맞이한다. 제주의 멋을 담은 의류를 선보이는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오프라인 숍이다. 제주읍이 제주시로 승격된 해를 기념하는 ‘JEJU 1955’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일상에서 즐겨 입을 수 있는 의류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춘색을 입은 카페

전농로 벚꽃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하빌리스커피’를 만나게 된다. 통유리 밖으로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로스터리를 겸한 카페로 신선한 커피와 독일식 팬케이크, 르뱅쿠키 등 디저트 메뉴도 다양하다. 시그니처 메뉴는 벚꽃라떼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꽃향기는 벚꽃이 화사하게 핀 전농로를 닮았다.

전농로의 아침은 향긋한 커피 향과 고소한 버터냄새가 가득하다. 동네 구석구석 둘러보면 커피 전문점 ‘만사오케이’와 테이크아웃 쿠키점(‘쿠ㅋ쿠ㅋ’; 표기법상 인터넷에 구현되지 않음), ‘쏘해피’, ‘레이지 카페’ 등 다양한 카페와 마주하게 된다.

삼도동 빵집

삼도동과 오랜 시간 함께 한 빵집. 40년 넘게 사장님 부부가 운영하던 구)행복빵집을 아들 부부와 함께 행복밀이라는 이름으로 2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꾸준한 맛으로 단골뿐 아니라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동네 맛집이다.

긴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가 전농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50년 전통을 이어오는 ‘원이조설렁탕’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간판과 가정집 같은 내부가 왠지 모르게 푸근하다. 동네에서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설렁탕부터 도가니탕, 꼬리탕, 우족탕 등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메뉴가 있다. 인기메뉴는 단연 설렁탕이다. 뽀얗고 진한 국물맛이 뚝배기를 가득 채우고 건더기가 푸짐해 건져 먹는 재미가 있다. 고명으로 소면 대신 메밀면을 넣어 준다. 뜨근한 국물과 함께 직접 담금 김치를 올려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 된다.

삼도동 설렁탕

중앙초등학교를 마주하고 있는 필름 자판기와 필름 현상소 ‘필름로그’는 자판기로 손쉽게 필름을 구매할 수 있고, 촬영된 필름의 현상과 스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판기에서 원하는 카메라를 구매 후 이용하면 된다. 필름 카메라는 촬영 후 필름 현상을 맡기고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이 느리고 다소 번거로울 수 있으나,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필름 사진은 여행 중 느꼈던 감정들을 더 깊이 있게 담아낸다.

전농로 벚꽃거리에 위치한 선술집. ‘사쿠라미치’는 일본어로 벚꽃길을 뜻한다. 전농로 거리와 어울리는 공간이다. 일본의 작은 선술집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로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에 제격이다.

제주 마을 산책 봄편의 더 많은 이야기는 비짓제주.넷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잠시 쉬어가는 북카페 ‘책방작은숲’, 레트로 감성 가득 30년 된 다방의 변신 ‘까치상사’, 소소한 즐거움 가득 소품샵 ‘요고조고’등 삼도동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알차게 소개됐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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